[환경일보] 이재용 기자 = 국내 주요 4개 시중은행이 2015년 여성임원 수를 잠깐 늘리는 추세를 보여 금융권 내 소수자 차별문화를 개선하려는가 싶더니 올해 그 수를 다시 감소시켜 보여주기식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주요 4개 시중은행이 2014년과 2015년 각각 09월30일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아래의 표와 같이 잠시 여성임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우리 사회 내 존재하는 유리천장이 깨지는 듯 보인다.

 

2014

2015

2016

총인원

총인원

총인원

KB국민은행

22

1

23

17

2

19

17

2

19

KEB하나은행

20

2

22

30

1

31

67

0

67

신한은행

22

1

23

23

1

24

24

0

24

우리은행

17

0

17

18

3

21

24

1

25

총합

81

4

85

88

7

95

132

3

68


물론 그 가운데 KEB하나은행 여성임원 수는 2014년 2명에서 2015년 1명으로 줄고, 신한은행은 계속 1명만을 유지했지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여성임원 수가 각각 2014년 1명과 0명에서 2015년에는 2명과 3명으로 늘려 나갔다.

이러한 작은 변화는 그동안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대우를 받아 왔던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서 소수자란 숫자의 많고 적음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을 기준으로 분류된 집단을 의미한다.

한편 주요 4개 시중은행이 매년 분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분기보고서의 기준에 맞춰 2016년 여성임원 수를 확인한 결과, 국민은행 2명, KEB하나은행 0명, 신한은행 0명, 우리은행 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요 4개 시중은행 전체 여성임원 수는 2014년 4명에서 2015년 7명으로 증가했다가 다시 2016년에는 3명으로 줄어든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남성임원 수의 경우 국민은행이 2014년 22명에서 2016년 17명으로 줄어든 것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사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KEB하나은행이 2014년 20명에서 2016년 67명, 신한은행이 2014년 22명에서 2016년 24명, 우리은행이 2014년 17명에서 2016년 24명으로 증가했다.

종합하면 주요 4개 시중은행 전체 남성임원 수는 2014년 81명, 2015년 88명, 2016년 132명으로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여성임원 수의 감소현상과는 상반된다.

이에 주요 4개 시중은행 중 A홍보담당자는 “은행통상 본부장 직급도 임원 수로 체크하는데, 분기보고서를 통해 보고되는 임원은 전무급 이상이잖아요”라고 말해 분기보고서에 따라 보여 지는 여성임원 수의 감소추세를 간접적으로 부정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언은 분기보고서 내 임원 조사기준이 남·여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국내 금융권에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 집단 중 하나인 여성들이 보다 높이 뛰어오르는 것을 저해하는 요소가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와 관련해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이하 여금넷) 회장은 “국민은행 내 여성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 여성임원들은 2015년12월 기준으로 임기가 만료돼 다 그만뒀어요.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아직 임기만료가 안된 것이죠”라고 운을 떼며, “대한민국 초대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초기 시점과 달리 임기의 반이 지난 이 시점을 비교했을 때 더 이상 금융권이 박 정부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물러난 여성임원 자리에 여성을 채우지 않은 금융업계 입장에서는 그들의 뒤를 이을 사람이 많지 않았을 수 있다. 만일 여성금융인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키워나가야겠지만, 내가 보기에 여성인재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 내 여성인재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김 여금넷 회장은 향후 금융정책차원의 필요성을 들며 “미국의 경우 여성임원 할당제를 시행하는데, 이는 소수자를 위한 우대정책”으로 우리 사회 또한 이러한 금융정책을 펼쳐 금융시장의 초석을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sports88@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