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재용 기자 = 롯데마트가 이마트에 이어 최저가 경쟁에 돌입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 신격호 회장 외손녀와 롯데마트의 갑질 및 횡포로 100억원대 피해를 입고 부도처리 돼 중국에서 11년간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인물이 나타나 세간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롯데마트에 과일을 납품했던 프루베 전 대표이사라고 밝히며, 과거 롯데마트의 잦은 행사, 단가 후려치기, 물류비 및 판매장려금 등으로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예컨대 프루베의 2004년 4월 입·출고 행사내역서를 살펴본 결과, 수박(중)과 수박(대) 입고가가 각각 8500원, 9400원인데 반해 출고가가 7700원, 8600원으로 롯데마트 갑질에 따른 단가 후려치기가 실존함이 드러났다.

 

2004년 4월 입·출고 행사내역서

 

프루베 전 대표이사는 당시 롯데마트가 유통업계 후발주자로서 잦은 행사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발생한 손실은 추후 새로운 점포 출점 시 배정해주는 방식을 통해 복구해줄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루베 손익분기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7억원, 2004년 14억원, 2005년 전반기 12억원으로 2년 반 동안 총 43억원의 손실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푸르베 전 대표이사는 2005년 하반기 손실금까지 고려한다면 3년 동안 최대 63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손실을 감안했을 때, 롯데마트의 갑질로 인한 프루베의 부도 처리는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프루베 부도에 영향을 미친 사안이 롯데마트의 갑질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후계자 다툼으로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인 롯데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혜선, 장선윤씨의 횡령 등 문제가 그것이다.

 

프루베 전 대표이사는 자신이 2003년 6월9일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 전 대표이사였던 장혜선씨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금융부채 15억원, 장씨 자매가 몸담고 있던 MJ애드에 2억2천만원을 빚진 상황으로, 이러한 문제는 결국 과일을 납품하던 농부들의 대금이 횡령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 피해농부는, “과거 과일 납품에 따른 미수금을 받고자 피해농부들끼리 롯데마트 본점에 찾아가 농성을 했다, 그 결과 롯데측이 프루베측에 미수금을 전부 전했다”는 답을 받았지만, 결국 자신은 미지급금을 받지 못해 도산했다고 아픈 심정을 토로했다.

 

이 같은 진술에 대해 프루베 전 대표이사는 롯데측으로부터 농부들의 미수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장혜선, 장선윤씨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통해 그 돈을 횡령해 사용함으로써 결국 농부들에게는 미수금을 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02년 5월3일 사임했던 장선윤씨에게 약 1년치 월급 총 5천4백만원과 대표이사가 존재조차 몰랐던 3명의 일용직에 임금 총 1천5백만원이 지급된 사실, MJ애드 전자제품/비품 및 차량 강매, 기존 금융부채를 갚는 등의 정황이 드러났다.

 

프루베 전 대표이사는 그 당시 당좌5억과 농민들 대금 미지급 건으로 급히 떠나지만 않았어도 관련 자료를 모두 챙겼을 것이라며, 추가 손실액이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롯데마트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이미 프루베 건은 공정위로부터 2006년 무혐의 공문을 받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과일이나 육류와 같은 산지물은 그 특성상 가격변동이 있을 수 있는 반면, 분유나 기저귀와 같은 완제품은 그 특성이 달라 얼마 전 시작한 최저 가격 경쟁으로 인한 피해가 납품업체에 전가될 수 있는 의혹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프루베 전 대표이사는 2006년 공정위에 소를 제기하려 했으나 부득이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2013년 6월 청와대 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넣어 결국 공정위로부터 “법위반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나…제기해준 민원 내용만으로는…판단이 어려운 상황…정식으로 신고해주기 바란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롯데측의 2006년 무혐의 공문에 대한 사실을 반박했다.

 

더불어 “자기들이 최대한 피해를 입힌 것…도산시킨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롯데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계열사와 협업했던 업체들이 도산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롯데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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