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재용 기자 = 국내 유가업의 화제가 2015년에 우유 대란이었다면 2016년에는 원유 위생품질 강화에 따른 과장 마케팅 논란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체세포수 품질 강화는 1997년 세포균수에 이어 원유 위생품질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흰 우유 시장규모는 2013년 1조107억원, 2014년 9950억원에서 2015년에는 9449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5년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32.5kg으로 2014년 대비 1kg이 줄어드는 등 시장의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유가업계는 2016년 2월 기준으로 국내 우유시장의 점유율이 서울우유 34%, 남양유업 15%, 매일유업 12% 등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과 남양유업의 1등급 체세포 원유 사용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현재 1A등급 세균수와 1등급 체세포수의 원유를 사용해 만든 우유로는 서울우유의 ‘나 100% 우유’와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 ‘저지방우유’ 등이 있다.

 

여기서 세균수와 체세포수는 원유의 위생을 구분하는 요소로 세균수가 ml당 3만 미만 시 1A등급, 체세포수가 ml당 20만 미만 시 1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위생품질상 강조하고 있는 1등급 체세포수는 젖소가 얼마나 젊고 건강하냐에 따라 등급의 높낮이가 나눠진다.

 

따라서 낙농진흥회의 2016년 ‘원유가격산정체계 안내’에 따르면, l당 기본 원유가 940원을 기준으로 위생등급 차에 따라 많게는 체세포 52.69원, 세균수 52.53원의 가격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 위생등급별 가격

※<출처=낙농진흥회.>

 

남양유업의 한 관계자는 “체세포수가 많은 원유의 경우 그렇지 않은 원유에 비해 단백질 같은 좋은 성분들이 금방 분해됩니다.”라고 말하며, 신체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양소가 빠른 시간 내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체세포수 등급은 우유의 품질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체세포수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분리집유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시설비용은 해당 유가업체가 투자하고 있어 우유시장의 정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업체들의 부담은 날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동일한 가격이라면 원유의 위생품질이 좋은 1등급 체세포를 사용해 생산한 우유가 기존 우유에 비해 더 끌리기 마련이지만, 유가업계의 일부 관계자들은 원유 위생등급에 따른 품질 차이는 제품화가 된 이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유가업계 한 관계자는 “세균수의 경우 제품화 이전에 살균공정을 거쳐 대부분 없어지고, 체세포수도 공정과정을 통해 거의 걸러집니다. 이에 1등급 위생품질 원유 사용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의 원료를 활용해 우유를 생산했다는 홍보적인 차원으로 공정과정을 거쳐 제품화된 우유의 품질은 균질하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일부 유가업체의 경우 원유 위생품질과 관련하여 공정과정 부재나 기술수준이 낮아 우유의 프리미엄 품질을 대중화시킨다는 측면에서 1A등급 세균수와 1등급 체세포수 원유로 우유를 생산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긍정적이지만, 원유가 공정과정을 거쳐 제품화되면 등급에 따른 차이가 무의미해진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1등급 원유 사용 마케팅은 과장 논란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서울우유나 남양유업이 1등급 원유를 사용해 우유를 생산 및 판매하는 것은 좋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원유 위생품질 수준에 따라 제품 간 차이가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과장 마케팅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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