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배중호 대표이사.

[환경일보] 이재용 기자 = 국내 전통주업계 1위로 알려진 국순당이 점차 축소하는 막걸리 시장규모에 이어 일명 ‘짝퉁 백수오’ 논란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순당 배중호 대표이사의 장남인 배상민 상무가 보유주식 일부를 처분해 화제다.

배 상무가 시간외매매로 처분한 보유주식은 30만주로 처분 단가는 6988원, 총 매각액은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목할 점은 조모인 한상은씨로부터 국순당 주식 50만주를 증여받은 지 불과 3개월만에 처분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국순당 대주주의 지분매각 사유가 실적부진에 따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일고 있는 등 업계 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순당 2011~2015년 수익(매출액)·영업이익(손실)·당기순이익(손실)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수익(매출액)

1277억원

1187억원

992억원

919억원

774억원

영업이익(손실)

53억원

57억원

14억원

11억원

(82억원)

당기순이익(손실)

53억원

62억원

57억원

35억원

(35억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국순당의 최근 5년간 재무제표에 따르면, 수익(매출액)은 2011년, 영업이익(손실)과 당기순이익(손실)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이 여실 없이 드러났다.

 

또한, 국순당의 2015년 재무제표를 살펴본 결과, 수익(매출액)이 774억원으로 2011년 대비 39.3% 감소, 영업이익(손실)과 당기순이익(손실)은 각각 82억원, 35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적부진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더 이상 국내 전통주업계의 1위 명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국순당의 실적부진 원인으로 ‘짝퉁 백수오’ 사건과 안일한 태도를 들었다.

 

일단 ‘짝퉁 백수오’는 2015년 5월 국순당 대표주류 가운데 하나인 백세주의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검출되면서 가짜 백수오 논란이 일은 사건으로, 당시 국순당은 백세주를 자진회수함에 따라 81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순당은 2015년 6월에 기존 투입 원료인 백수오와 홍삼 등을 제외한 새로운 백세주를 출시했지만, ‘짝퉁 백수오’ 사건의 여파 때문인지 매출 급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음으로 또 다른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국순당의 안일한 태도는 국내 막걸리 시장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더욱 문제성이 심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탁주시장 중 소매판매관리시스템(POS) 기준으로 막걸리 시장규모가 2011년 4000억원대에서 2013년 2000억원대로 반토막 난 정황이 확인됐는데, 국순당의 막걸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막걸리 업계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 2015년 매출이  2014년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혀 국순당과 대조된다. 배상면주가 한 관계자에 따르면, 느린마을막걸리는 일반 막걸리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감미료 대신 쌀의 함량을 기존보다 두 배가량 늘려 쌀의 깊은 맛을 내는 등 프리미엄화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느린마을막걸리의 매출 증가는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제품과 맛 수준을 증진시킨 게 큰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오를 겪은 탓인지 국내 바나나 열풍에 맞춰 바나나 막걸리를 출시하고 포도맛 막걸리를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실적개선에 나서는 국순당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에 송치호 이 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순당이 2분기 이후 기업회생을 의미하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한다며, 1분기 매출액 211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결론적으로 국순당이 과거의 오명을 벗어 던져 신뢰를 회복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과일 주류를 좋아하는 젊은층 대상의 맞춤제품 출시가 옛 명성을 되찾고 배 대표이사의 고심을 한결 덜어내는데 일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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