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환경일보] 이재용 기자 = 주요 제품 가격 하락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잇던 롯데케미칼이 신동빈 회장 비자금 조성 창구라는 의혹이 붉어지면서 미국의 화학기업 인수를 포기한 가운데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져 아비규환이다.

 

롯데케미칼은 종합석유화학 기업으로 허수영 사장은 2018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이라는 목표 하에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11조7133억원, 1조6111억원, 9907억원으로 2014년 대비 각각 21.17% 감소, 359.10%, 230.54% 증가했다.

 

또한, 2016년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2조6845억원, 4736억원, 3457억원으로 전년도 동분기 대비 각각 4.11% 감소, 166.07%, 188.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기서 매출액 감소는 주요 제품의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 2015~2016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비교

 

2015 1Q

2016 1Q

매출액

2조7996억원

2조6845억원

영업이익

1780억원

4736억원

당기순이익(손실)

1198억원

3457억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 주요 제품 실적을 살펴보면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의 품목을 아우르는 기초유분 사업부문의 2016년 1분기 매출액은 3825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00% 감소했다.

 

또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품목을 다루는 폴리머와 부산물 등인 기타 사업부문의 2016년 1분기 매출액은 1조5736억원, 634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6.51%, 16.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타이렌모노머, 부타디엔 등 품목을 다루는 모노머 사업부문의 2016년 1분기 매출액은 8072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4.38% 증가했다.

 

종합하면 롯데케미칼 2016년 1분기 매출액 감소는 주요 제품 사업 중 기초유분·폴리머·기타의 실적부진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는데, 중요한 점은 주요 제품가가 하향됐음에도 긍정적인 실적이 이어졌다는 데 있다. 예컨대 롯데케미칼의 주요제품인 기초유분·모노머·폴리머의 2016년 1분기 가격인 68만원, 89만원, 131만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5.29%, 1.11%, 7.44% 감소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Tight한 에틸렌 수급상황 지속 및 계절적 비수기 종료”, “역내 공급 감소, 중국 폴리에스터 가동률 및 생산판매율 증가” 등을 들며 2016년 1분기 실적 호조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2분기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 및 우호적 수급 상황으로 견조한 스프레드 지속 전망”이라고 말했는데, 최근 검찰이 롯데케미칼의 비리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난항이 예견된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검찰은 신 회장 일가가 롯데케미칼을 통해 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파악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사건 때문인지 6월14일 종가는 25만5천원으로 10일 전종 대비 5.03% 하향되는 등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힌 미국 화학기업 액시올의 인수 제안서 공시를 6일 만에 철회했다. 구체적인 철회 이유로는 “인수 경쟁이 과열된 점과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액시올 인수 포기가 M&A 경쟁 과열에 따른 인수 가격 상승과 국내 경영 여건 악화라고 설명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번 신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결론적으로 롯데케미칼은 액시올 인수시 기대됐던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사업영역 확장 효과의 빛을 보지 못하고 글로벌 12위권 목표도 이루지 못하게 됐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 회장 일가 비리 혐의로 검찰에 압수수색까지 당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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