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일부 승무원학원들이 외국항공사 채용을 미끼로 특별반을 강요하거나 수강비를 더 걷고 심지어 수강료를 떼먹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외국항공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지방문 면접을 보거나 국내 채용대행업체에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해서 국내 채용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취준생이 많다.

외국계 항공사 취업을 미끼로 고액의 수강료를 추가로 요구하거

나 심지어 수강료를 떼먹는 등 일부 승무원학원들의 폐해가 심

각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힘없는 대다수 취준생들의 처지를 일부 승무원학원들이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승무원학원들이 외국항공사와 채용대행을 체결한 것을 미끼로 취업준비생 대상 채용장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별반 수강을 강권해 추가 수업료를 받거나 아예 학원수강을 하지 않으면 취업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심지어 수강료를 받고 학원이 ‘먹튀’ 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이정미 의원에 따르면 외국의 H항공과 채용대행을 체결한 K승무원학원 취업센터는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면접서류 제출)합격생 중 80%를 학원생 가운데 뽑으려한다’, ‘학원의 1차 면접은 내부 임원진으로 구성됐다’, ‘특별반 학생은 프리뷰를 미리 하고 면접을 본다’며 취준생들을 현혹했다.

160여만원의 정규반 모집에 더해 특별반을 편성해 추가로 30만원에서 60만원의 추가수강비를 권유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총 300여명의 취준생이 정규반 수강에 응했으며 그중에 150여명의 수강생이 특별반을 신청했다.

그런데 특별반 150여명중 단 50여명이 학원의 1차 최종면접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학원이 외국항공사 면접기회를 얻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수강했던 취준생의 수강기회를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벼룩의 간 빼먹는 파렴치한”


뿐만 아니라 특별반 교육과정을 진행하면서 강사가 지각하고 자유시간을 남발하는가 하면, 내용이 부실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취준생의 처지를 철저히 악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의원은 “수강생들이 학원의 채용장사 행태 등에 대해 항의했지만 학원 측은 오히려 적반하장 식으로 수강생을 특정해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I교육원은 중국의 A항공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학원 정회원’ 또는 ‘해당 항공사 대비반 수강생’에 한해서만 서류심사, 1차, 2차 면접을 통해 항공사 채용을 추천하고 있다.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수강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W승무원학원의 경우 B항공사와 채용대행 했다며 수강생을 모집했지만 지난해 7월 1차 면접 이후 최종면접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학원 측은 악화된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이유로 기다리라고 하지만 서울 강남의 W승무원학원은 흔적 없이 사라진 상태이다. 취준생들은 비싼 학원비를 날렸지만 하소연조차 할 곳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최근 백여명의 수강생이 학원 측의 과대광고성 권유에 분노해 집단적으로 환불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수강생이 교육청에 민원신청까지 진행했다”며 “외국항공사에 취업하려는 수강생들은 항공사 면접서류라도 제출하려면 해당 학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상황을 악용하는 학원들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파렴치한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문제를 일으킨 승무원학원이 취준생의 정당한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전면 세무조사를 제기하는 등 적극 대처할 것임을 예고하는 한편, 교육청에 대해서도 교육과정 및 수강비 신고여부, 해당 학원에 대한 민원신고에 대한 즉각적인 지도점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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