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환경일보] 장금덕 기자 = 코레일 차량사업소에서 기름이 유출돼 공무원까지 출동했지만 원인 규명은커녕 허술한 뒤처리로 추가적인 토양 및 수질오염 우려가 높다. 그러나 현장에 나온 공무원은 “공공수역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손을 놓고 있어 지역사회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삼동 코레일 부곡차량사업소 인근 하수관로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업소 부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흡착포를 이용해 기름을 제거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코레일 측은 “기름이 아니라 하수관에 퇴적물이 쌓여 제거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때마침 왕곡저수지 수질검사를 위해 정기순찰 중이던 의왕시 담당공무원에게 발견되면서 담당공무원 K씨가 소개한 방재업체 직원 5명과 코레일 직원들이 기름 제거 작업에 나섰다.

 


14일 오전 코레일 부곡사업소 직원들이 부직포를 이용해 기름을 제거하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이들은 퇴적물이라고 둘러댔다. 

 

방재작업은 원활하지 않았다.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급한 데로 기름부터 치우고 보자는 식으로 방재작업이 진행되면서 기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운반과정에서 주변 토양으로 유출되기까지 했다.

 

본래 기름이 유출되면 펌프로 빨아들여 폐수처리장으로 이송해서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바닥에 남은 기름 역시 고압세척장비로 다시 세척해야 하며 이어서 흡착포 흡입 후 마지막 약품처리까지 거쳐 완벽하게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방재업체 직원들은 톱밥이 함유된 기름제거제를 투입해 거름망으로 거른 톱밥을 옮겨 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기름이 토양으로 유출됐으며 완전한 방재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수질 및 토양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장에 나온 방재업체 직원들은 톱밥을 이용해 기름을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톱밥이 흘러넘쳐

토양으로 오염이 번졌고 차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기름이 함유된 톱밥을 흘리고 다녔다.      

 

 

담당공무원의 대처 역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 출동한 담당공무원은 “코레일 부곡차량사업소에서 무단 배출된 기름이 공공수역이기 때문에 고발조치가 힘들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기름 유출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그간 지속적인 무단 배출이 누적돼 발생한 사고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왕시청 공무원은 이를 외면한 것이다.

 

기름이 유출된 지점은 왕곡저수지에서 300~400m 떨어진 곳으로, 왕곡저수지는 의왕시가 600억을 투입해 레일바이크 및 자연체험학습관을 조성한 곳이다. 이곳으로 기름이 유입된다면 큰돈을 들여 만든 자연체험학습관이 피해를 입게 된다.

 

 

하수관 양 옆으로 기름이 유출돼 스며든 자국이 보인다. 기름 유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하수관에는 현재 수위보다 높게 기름이 유출된 흔적이 발견돼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코레일 부곡차량사업소 측과 의왕시청 녹색환경과가 기름 무반배출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혀 앞으로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톱밥이 함유된 기름제거제가 투입된 후 악취가 더욱 심해졌다.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났고 일회성이 아닌 다음에도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의왕시청이 모르쇠로 일관해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jkk040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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