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사)시민환경연구소(소장 안병옥)가 지난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박근혜 정부 환경·에너지 정책에 대해 100인 위원회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 5점 만점에 1.48점으로 나타나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2015년 평가 결과인 2.2점보다 훨씬 낮은 결과로, 박근혜 정부의 환경·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평균 2점 이상을 받은 정책은 단 한 가지도 없었으며 특히 ‘원전 안전 관리’는 1.42점, ‘기후·대기’ 분야는 1.49점에 그쳐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고리1호기 폐로 결정(61%)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제정(49%)을 꼽았으며 신규 원전 건설 추진(62%)과 가습기 살균제 등 생활 화학물질 관리 실패(47%)는 가장 잘못된 정책으로 평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합리적 환경규제조차 단두대에 올려 처형해야 하는 악(惡)으로 취급됐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설악산 케이블카 즉시 중단해야

 

생태계 분야의 시급한 과제로는 ‘4대강 수질과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 4대강 보를 단계적으로 철거한다’는 응답이 7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설악산 국립공원 정상 케이블카 설치 계획은 별도의 검토 없이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61%를 차지했다.

또한 우리나라 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0년 대비 50~70% 수준이 가장 적정하다는 응답을 보였으며 2030년 가장 바람직한 전력 믹스는 ‘원자력과 LNG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한다’는 응답이 75%로 가장 높았다.
차기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야할 환경정책으로는 4대강 보의 단계적 철거를 포함한 훼손된 강, 갯벌, 산림생태계 복원정책이 61%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 및 이행체계 개선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정책이 각각 56%와 51%로 그 뒤를 따랐다.

에너지정책으로는 ‘신규 원전 건설 및 노후 원전 수명연장 중단’과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재도입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강화’ 정책이 각 73%와 70%의 응답을 차지했다.

‘기후변화에너지부’ 신설 의견 많아

 

차기 정부에서 기후변화·에너지정책을 담당할 부서와 관련해 ‘기후변화에너지부 신설’을 꼽은 응답자가 69%로 가장 많았다. 차기 정부의 물관리 정책 소관 부서로는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한 선호가 51%로 가장 높았으며 물위원회 또는 유역관리위원회가 총괄기능을 담당하는 방안은 41%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환경·에너지정책을 모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서울특별시(82%)와 제주특별자치도(43%)를 꼽았다. 이외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상위권에 선정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충청남도(27%), 경기도(22%), 광주광역시(10%) 등이다.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중 2016년 환경정책 발전을 위해 가장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펼친 의원으로는 이정미(30%), 홍영표(22%), 한정애 의원(19%)이 선정됐으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중에서는 우원식(42%), 홍익표(19%), 김경수 의원(14%)이 에너지정책 발전을 위해 가장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펼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민환경연구소 안병옥 소장은 “낙제점을 받은 환경·에너지정책을 되살려야 하는 차기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차기 정부의 환경․에너지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정보 독점과 폐쇄적인 의사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사)시민환경연구소는 환경․에너지정책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환경·에너지정책 평가를 위한 100인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2월 말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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