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은 불법 밀수로 세관에 적발돼 보육 중이던 사막여우가 새끼 2마리를 올해 7월 초 출산해, 이들 새끼들을 9월30일부터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사막관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4월 아프리카 수단에서 불법 밀수된 사막여우 17마리가 인천세관에 적발됐으며 이들 사막여우는 국립생태원에 맡겨졌다.

이 중 12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거나 개 홍역, 파보장염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폐사했다. 살아남은 5마리도 개 홍역에 심하게 감염됐으나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로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건강을 회복한 5마리(암컷2·수컷3) 중 암컷 한 마리가 이번에 새끼 2마리를 출산했으며 암수 한 쌍인 새끼 2마리는 현재 평균 25㎝까지 자라 건강한 상태다.

생후 1개월이 된 새끼 사막여우 <사진제공=국립생태원>



사막여우는 보통 이른 봄인 3월에 짝짓기를 하지만 이번 경우 새로운 환경 적응으로 인해 다소 늦은 5월 중순에 교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막여우는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기재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주로 사는 야행성 개과 동물이다.

쥐, 도마뱀, 작은새 등을 주로 먹으며 번식 쌍을 중심으로 10마리 이상이 가족 단위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작고 특이한 외모 때문에 무분별한 남획과 밀수가 성행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막여우 새끼 출산은 국립생태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세관, 한강유역환경청, 울산지방검찰청, 울산지방경찰서 등 6개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밑바탕이 돼 성공했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사막여우를 비롯해 검은손 기번, 마모셋, 슬로우로리스 등 불법거래로 적발된 국제적인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이번 사막여우의 출산을 계기로 불법적 거래로 인해 고통 받는 생명에 대한 반성과 아픔을 되새겨야한다”며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생명사랑 실천을 강조했다.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