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제에너지기구 사이먼 배넷 애널리스트, 컬럼비아대 팀 보스마 선임연구위원.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정흥준 기자 = 기후체제 출범에 따라 국제 에너지기업들은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 등 국제 사회의 에너지 전환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국내 전기차 보급률이 1%도 미치지 못한 채 정체를 보이는 동안 2015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3년과 비교해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이하 IEA)에 따르면 작년 세계 에너지 투자금액 총 1조8000억달러 중 신재생에너지는 17%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신설된 신재생에너지의 설비용량이 전 세계 수요증가량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국제 동향에 따라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달성뿐만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 9월29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 글로벌 에너지안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외교부 이태호 경제외교조정관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에너지 정책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에너지와 관련된 세계의 이슈를 점검하고 한국의 대응방안 마련에 도움이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검토해야

전문가들은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에 동일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선진국과 아시아 국가들은 기술 수준과 정책 방향의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팀 보스마 선임연구위원은 “미국도 주별로 상황이 달라 캘리포니아주처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주도 있다”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 마련은 나라별 상황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스마 교수는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이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의 경우 안전성과 핵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로 원자력발전소의 증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핵 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해 묻자 “안전상의 문제가 없지 않지만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는 예정된 미래

한편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경우 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앞으로 내연자동차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 사이먼 배넷 애널리스트는 “작년 전기차에 대한 투자는 17% 늘어났고, 매출도 70% 증가했다”며 “전기차에 대한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2010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040년 전체 차량 중 전기차의 비율이 3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가의 변동폭과 전기차 지원 정책에 따라 시기가 조금씩 미뤄지거나 앞당겨질 수 있지만 결국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같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유차 제한과 전기차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한양대 김연규 교수는 “미국과 EU의 여러 나라들은 기술과 기반 여건 때문에 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이끌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h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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