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WWF)이 10월27일 공개한 ‘지구생명보고서 2016(Living Planet Report 2016)’에 따르면 인류 활동으로 50년 만에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이 67% 수준으로 급락할 수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지구생명보고서 2016에 따르면 전 세계 어류,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의 개체군은 이미 1970년과 2012년(사용 가능한 데이터와 가장 최근)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58% 감소했으며 이 추세라면 2020년 말까지 1970년 이후 반세기 동안 잠재적으로 2/3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WWF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야생동물이 전례 없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단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부 생물 종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생물이 멸종된다는 것은 건강한 숲과 강, 바다의 근간을 형성하는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이고, 이들 생태계가 제공하는 깨끗한 공기, 물, 음식과 기후가 함께 붕괴된다는 걸 의미한다”며 “우리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지구의 생명력을 보전하는 일에 진지하게 임해 해결 방안을 지금 바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의 연구 협력기관 런던동물학회(ZSL)의 켄 노리스 과학부 국장은 “인류의 행동은 전 세계적으로 야생동물 개체군 감소에 주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감소하는 추세에 손을 놓기보다 생태계, 멸종위기종 개체군의 회복이 얼마나 시급한지 이 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구생명보고서 2016 연구 결과는 인류가 6차 대멸종(mass extinction)을 포함한 돌이킬 수 없는 차원의 지구적 변화를 일으켜 지구 역사 상 완전한 미지의 영역에 들어가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료제공=WWF>

 

WWF ‘지구생명보고서 2016’ 발간
심각한 재앙을 막기 위해 WWF는 식량과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현재의 구조와 행동 양상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회복력, 인류의 안녕을 크게 위협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화석연료 기반의 구조에서 대대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WWF-Korea 윤세웅 대표는 “인류가 식량과 에너지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소비하는 데 필요한 변화를 한국에서도 조속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며 “아울러 한국은 경제·사회 발전에 비해 자연보전 필요성을 다소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자연가치에 대해 재고해 개인, 기업, 정부 모두가 근시안적인 접근방식에서 내가 사는 이 시대뿐 아니라 미래세대가 살아갈 자연도 중시하는 장기적인 접근방식으로 시급히 전환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1998년 이래 올해 11번째로 발간된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는 지구의 현황을 총괄적으로 조사하는 보고서로 WWF가 2년에 한 번씩 발간하고 있다.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 LPI) 등의 지표를 활용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원인 등을 분석한다. 전 세계 자연보전의 바탕이 될 뿐 아니라 여러 정부와 연구기관의 참고문헌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지구생명보고서 2016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간됐으며 한국어 요약본은 wwfkorea.or.kr을 통해서 볼 수 있다.

 

한편 WWF는 세계 최대규모의 자연보전기관으로, 전 세계 100개국에 500만명의 회원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10년간 자연보전 활동을 해왔으며, 2014년 공식적으로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WWF-Korea)가 설립됐다.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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