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석)는 지난해 경남 거제시 능포항 인근 해상에서 구조한 상괭이의 치료가 끝나 2월2일 거제 앞바다에 방류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27일 상괭이가 정치망 그물에 갇혔다는 어민의 신고를 받고 국립수산과학원과 해양동물 전문 구조기관(Sea Life 아쿠아리움)이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꼬리지느러미에 상처를 입고 탈진한 상태로 발견된 상괭이는 간 수치가 높고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장기치료기관인 Sea Life 아쿠아리움으로 이송됐으며 한달 간의 치료 끝에 자연 방류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치료를 마치고 2일 방류된 상괭이 <사진제공=해양수산부>

지난 20일 열린 ‘해양동물보호위원회’에서 위원들은 구조된 상괭이가 살아있는 먹이를 잡아먹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고 오랫동안 사육할 경우 야생성을 잃어 자연으로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가두리 적응 훈련 없이 신속히 방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산 Sea Life 아쿠아리움은 새해에 방류되는 상괭이가 국민들에게 복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담아 ‘새복이’라고 명명했다.

이번에 새복이를 보살피는 과정에서 상괭이의 식성 등 주요 습성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도 얻게 돼 향후 상괭이 보호 활동을 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월2일 아침 마지막 건강검진을 마친 새복이는 방류를 위해 곧바로 거제 능포항으로 이송됐다. 방류지점은 어망이 없고 선박 이용이 드문 거제도 해역 외해이며 개체 인식용 표지(태그)를 부착한 상태로 방류됐다.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우리 연안에서 매년 10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거나 다치고 있으며 이러한 인위적인 위협으로 인해 우리나라 연근해의 상괭이 개체 수는 2005년 3만6000여 마리에서 2011년 1만3000여 마리로 64% 가량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작년 9월28일 상괭이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는 등 보호에 힘쓰고 있다.

상괭이가 유영하는 모습 <사진제공=해양수산부>

이번에 그물에 걸린 새복이를 신속하게 구조해 신고한 어업인(제1현성호 선장 김경주)에게는 국내 최초로 해양동물보호위원회 명의의 ‘착한선박’ 인증서와 소정의 상품을 수여할 계획이다.

착한선박 인증서는 누구나 잘 볼 수 있도록 선박 외부에 부착하는 형태로 제작됐으며 이를 통해 해양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구조 신고가 활성화되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상괭이 외에도 해양수산부는 학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77종의 동식물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했으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해 나가기 위한 종합 대책인 ‘보호대상해양생물 보전대책’을 수립했다.

대책에는 ▷보호대상해양생물 서식실태 파악 ▷개체 수 회복을 위한 위협요인 관리 ▷서식지 보호방안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개체수가 급감해 특별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종에 관해서는 ▷인공증식 사업을 실시해 자원량 회복에 노력하며 ▷대국민 홍보를 통해 보호대상해양생물에 대한 보전의식을 확산하고 ▷보호대상종의 회유 경로에 위치한 주변 국가와의 상호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보전조치가 이루뤄도록 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강용석 해양환경정책관은 “앞으로도 상괭이를 비롯해 위험에 처한 해양생물들을 지속적으로 구조·치료하고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한 친환경 어구 개발․보급 등에 노력할 계획”이라며 “보호대상해양생물 보전대책에 따른 조치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우리의 연근해를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명 넘치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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