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지난 2월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코뿔소 밀렵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하루 평균 코뿔소 3마리가 밀렵으로 희생당하고 있어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16년 밀렵된 코뿔소는 1054마리로, 이는 2014년에 1215마리, 2015년에 1175마리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1만9500㎢ 규모의 아프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생동물 보호지역이자 세계 최대 흰코뿔소 서식지인 크루거 국립공원이 밀렵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한 결과 2015년 826마리에서 2016년에는 662마리로 약 20%로 밀렵이 감소했다.

WWF(세계자연기금) 코뿔소 보전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조 쇼(Jo Shaw)박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밀렵 문제가 처음 대두된 이후 10년 동안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레인저(Ranger)들이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며 야생 동물을 보호해왔다”면서 “이 같은 군대식 운영 방식이 단기간 성과를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호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사회와 코뿔소와 함께 살아가는 야생 동물 보전 활동에 재정적·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게 되므로 무엇보다 야생 동물 관련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밝혔다.

밀렵꾼들을 단속해도 밀렵조직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지 않으면 이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이 새로운 밀렵꾼이 되어 코뿔소를 사냥하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는 코뿔소 뿔이 정력제로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믿음 탓에 수억원대에 팔리고 있다.

<사진제공=WWF>



밀렵 방지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코뿔소는 여전히 위협에 처해 있다. 밀렵 관련법이 강화됨에 따라 밀렵 조직이 밀렵방식을 수시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밀렵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레인저들의 희생도 만만치 않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부에 위치한 콰줄루나탈주(州)에서는 2016년 코뿔소 161마리가 밀렵됐으며 이는 2015년과 비교해 38%가 증가한 수치다.

WWF 야생 동물 프로그램 리더 마거릿 키너드(Margaret Kinnaird) 박사는 “우리가 코뿔소 뿔 불법 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코뿔소가 처한 밀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국경을 초월한 야생동물 밀렵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범국가적 조치가 부족한 상황으로, 법 제정을 강화하고 밀렵 행위와 베트남과 같은 소비국가에서 자행되는 코뿔소 뿔 거래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코뿔소 뿔이 암 치료 및 정력제로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믿음 탓에 3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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