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환경부(장관 조경규)는 올여름 상수원에서 녹조가 발생해도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국 정수장의 녹조 대응태세를 일제히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번 녹조 대응태세 점검은 정수장별로 녹조 대응 준비상황을 사전에 보완하고 정수장 운영 관리자가 직접 참여하는 현장 모의훈련을 개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자체적인 운영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정수장에 대해서 기술지원을 실시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정수장 녹조 대응태세 점검은 5월 한 달간 유역(지방)환경청, 관할 시·도 및 관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진행해 대비가 부족한 분야가 발견될 경우 신속히 개선할 방침이다.

중점 점검항목은 분말활성탄 투입설비와 중염소 주입설비 등 녹조대응시설의 정상 작동상태 여부, 여과지 모래입자의 크기 적정성 및 오염도 확인, 정수 처리약품의 충분한 확보 여부 등이다.

녹조 대응태세 점검 현장 모의훈련은 5월18일 충북 청주정수장에서 실시된다. 훈련은 상수원에 남조류가 대량 번식해 ‘맛과 냄새 유발물질’이 대응 기준의 5배 이상 증가하는 최악의 가상 상황을 설정한 후 실제 정수장의 대응 시나리오를 시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맛과 냄새 유발물질’은 조류가 배출하는 부산물로 지오스민(Geosmin)과 2-MIB가 대표적이다. 인체 유해성은 없으나 수돗물에 극미량만 존재해도 민감한 사람은 곰팡이나 흙냄새를 느끼기 때문에 농도가 0.02㎍/L(대응기준) 이상인 경우 별도의 정수처리가 필요하다.

훈련장소인 청주정수장(시설용량 40만㎥/일)은 대청호에서 취수해 표준처리공정(약품투입→응집·침전→여과→소독)으로 녹조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중대형 규모의 정수장이며, 전국의 다양한 정수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모의훈련 장소로 적합한 곳이다.

이번 훈련에는 최근 3년간 조류경보가 1회 이상 발령된 하천·호소에 속한 65개 정수장 운영자, 한국환경공단 및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가한다.

훈련 참가자들은 ‘맛과 냄새 유발물질’이 대응 기준을 초과할 경우를 대비해 분말활성탄 투입 시점과 중간염소 투입 농도 설정 등 세부 시나리오를 실습과 토론을 통해 습득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중소규모 정수장 20개를 대상으로 한국환경공단 소속 전문가들을 활용해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6월까지 권역별 정수장으로 찾아가는 기술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원대상 정수장은 하절기 약품 사용량이 급증하거나 계절별로 상수원의 수질변동이 심하고 노후화된 정수처리시설을 보유한 곳이다.

기술지원단은 녹조대응 취약 공정시설에 대해 분석하고 기능 저하 원인 도출과 개선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일선 정수장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녹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상수원의 실시간 맛·냄새물질 자동측정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2015년 3월 특허를 취득하고 지난해 팔당취수장에서 시범 운영한 바 있으며, 올해부터 다른 정수장에 이 시스템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자외선을 이용한 고도산화공법(UV-AOP)’ 처리장치와 ‘DAF 복합공정(용존공기부상설비와 입상활성탄 조합 공법)’ 처리장치를 2018년 완료를 목표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첨단기술은 중소규모 정수장에서 녹조를 비용‧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환경부 조희송 수도정책과장은 “올여름 조류가 발생하더라도 철저한 대비를 통해서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며 “조류 발생이 시작되기 전에 정수장별로 분말활성탄 비축량 확보, 처리공정 점검과 개선 등 사전 대비를 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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