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4대강의 일부 보 개방으로 유속이 잠깐 올랐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 이전과 비교하면 하천 유속은 1/10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운동연합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입수한 4대강 홍수통제소 자료에 따르면, 4대강의 6개 보 수문 개방 이후 소폭 상승한 유속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대강 사업 이전과 비교해 6개보 지점의 하천 유속은 1/10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료는 국토교통부 4대강의 홍수통제소에서 측정한 일평균유속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이다.

지난 1일 수문을 개방한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죽산보의 2017년 5월 한 달 평균유속은 0.031m/s이다.

수문이 개방된 6월1일부터 3일간 평균유속은 0.058m/s로 소폭 올랐지만 4일 이후 0.038m/s의 평균유속을 보이며 수문을 개방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4대강 6개 보에 대해 전면개방이 아닌 상시개방을 택했지만 유속은 잠시 올랐다가 제자리 수준으로

돌아갔다.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 사진제공=환경부>



특히 창녕함안보의 경우 보 개방 이전 0.029m/s에서 개방 이후 0.077m/s로 유속이 늘었다가 다시 0.031m/s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4대강 보의 수위를 낮추는 정도의 개방으로는 유속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4대강사업 전후의 유속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4대강사업 완공 전인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6개 보의 5월 평균유속은 0.428m/s였지만 공사 이후인 2012년부터 2017년의 5월 평균유속은 0.054m/s로 나타나 공사 이전의 1/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문을 개방한 6개 보의 수문개방 전후 평균유속 <자로제공=이용득의원실>



특히 죽산보의 경우 공사 전 평균 0.828m/s의 유속을 보였지만 공사가 진행된 2012년 이후에는 평균 0.041m/s의 유속을 보여 1/25 수준으로 유속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녹조 발생의 핵심은 유속저하이므로, 유속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수위를 조정하지 않는 전면개방이 필요하다”며 “전면개방을 위해서는 4대강 민관합동조사평가 및 재자연화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양수시설을 조정해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용득 의원은 “4대강 보 수문 개방으로 낮아진 수위는 6개 보 평균 0.7m에 불과한데, 이는 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에서 검토된 수준의 하나마나한 개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를 후퇴시키려는 관련 부처의 보이지 않는 저항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4대강의 제대로 된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는 관료들의 손이 아닌 민관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개 보의 4대강사업 이전과 이후의 5월 평균유속 <자료제공=이용득의원실>



전문가들도 4대강 상시개방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경대 백경오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녹조가 가장 심한 낙동강의 경우, 유속을 증가시켜 체류시간을 감소시키는 것이 녹조해소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중하류에 위치한 합천, 달성, 강정보의 경우 최저수위까지 낮추는 전면개방을 시행하면 유속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구미, 칠곡보 등 상류로 갈수록 20배 이상 유속이 증가해 보 전면개방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1일 정부는 4대 강에 있는 16개 보 가운데 6개 보(고령·달성·합천·창녕·공주·죽산보)의 수문을 열었다. 해당되는 6개 보는 여름철 녹조로 강 생태계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지역이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은 유속을 증가시켜 부유물과 녹조의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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