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을 하얗게 칠하는 화이트루프는 에너지 절약과 실내 온도를 함께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환경일보] 정흥준 기자 = 열섬현상은 인구와 건물이 밀집돼 있는 도심 지역의 온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건물의 밀도가 10% 높아지면 열섬현상에 의해 도심의 온도는 0.16℃씩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한낮 동안 햇빛을 받아낸 건물이 밤이 되면 열을 방출해 열대야로 이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온도가 상승한 지역은 스모그를 가두는 악영향을 초라해 도심 환경을 위협한다.

이 같은 도심 고온 문제는 건물이나 포장도로 등으로 덮인 지표면이 흙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저장하는 것이 원인이 된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국의 열섬현상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몇몇 지자체들은 옥상녹화, 벽면녹지 등의 그린루프를 통해 열섬 저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린루프는 냉난방 비용을 최대 60% 줄이고, 대기 중 탄소까지 흡수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용과 유지보수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어 공공건물 위주로만 조성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그린루프의 단점에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화이트루프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국제 폭염대응 포럼’에서 독일 브리타 야니케 박사 역시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화이트루프의 활용을 강조했다.

시범사업‧교육 통해 참여 이끌어야

화이트루프란 백색 열가소성막 소재의 페인트를 활용해 지붕 또는 옥상을 칠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료의 특수한 성질을 활용해 태양광선의 80% 이상을 반사할 수 있고, 흡수한 태양복사열도 최소 70%나 방출할 수 있다.

화이트루프는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기존의 노후 건물과 민간 주거 시설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화이트루프가 적용된 건물의 경우 실내온도가 평균 4도 가량 낮아진다.

현재 미국 20개 이상의 주에서는 개인이 스스로 화이트루프를 시공할 수 있도록 별도의 교육을 시행하는 ‘화이트루프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김해시청과 강남구 보건소가 화이트루프를 적용했고, 시공 전과 비교해 외부온도 20도 이상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최근 부산시는 폭염 취약계층, 경로당 등의 건물 30여채를 선정해 화이트루프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적은 비용으로 에너지 사용 절감 효과와 폭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까지 다양한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매년 증가하는 폭염 피해에 폭염 저감 대책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및 지자체가 시범사업을 통한 홍보와 교육으로 국민들이 화이트루프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jh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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