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이삭 기자 =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는 북대서양에서 유입되는 태풍급 저기압(Storm Frank)이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극 이상고온 현상의 주요원인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북극해빙예측사업단 김백민 박사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출연사업인 ‘극지 기후변화·기상재해 예측시스템의 개발 및 활용 연구’를 통해 2015년 말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중심기압 930hPa의 태풍급 저기압이 북극으로 유입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와 열이 공급됐고 이들이 극단적인 고온 현상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인이었음을 밝혀냈다.

지난 2016년 북극에서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0도 이상 치솟는 유례없는 고온 현상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러한 북극의 이상 고온은 중위도 인구 밀집 지역인 동아시아와 북미·유럽 지역의 한파, 폭설, 폭염 등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불러왔다.

북대서양 스톰이 북극으로 진입하면서 대량의 열이 북극으로 수송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그림

(화살표는 열의 이동을 나타내는 열속(heatflux)를 의미). 동시에 대서양 북극해(바렌츠/카라

해)를 중심으로 20℃ 이상의 온도 상승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붉은색/푸른색 음

영). <자료제공=극지연구소>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 고온현상의 원인을 북극해 얼음감소 등 북극 내부요인에서 찾았던 기존 연구와는 달리 북극해 현장관측 자료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자료를 토대로 북극 외부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김백민 박사는 “그동안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북극 온난화의 원인을 북극 안에서 찾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접근으로는 급격한 고온현상을 설명할 수 없음이 확인됐다”며 “북극 기후변화 이해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백민 박사 연구팀은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이 중위도 인구 밀집 지역인 동아시아나 북미, 유럽 지역의 한파, 폭설, 폭염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선행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낸 바 있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발생한 저기압의 북극 유입사례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에 착수했으며 이를 통해 북극의 고온현상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 2017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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