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탄소배출권 가격이 뛰고 있다. 탄소배출권 톤당 가격이 2만원을 넘겨 1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ETS(EU 탄소배출권) 가격이 1만원이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가격이다.

산업계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너무 높게 잡고 배출권은 적게 할당했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가 규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에 따라 2015~2017년 16억8655만톤의 배출권을 기업에 할당했다.

전문가들은 배출권 공급량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상

쇄배출 등 외부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과다하게 할당됐기 때문에 지금의 높은 가격이 계속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배출권거래제 시행 직전 정부는 모든 업종의 감축률을 10% 완화하고 간접배출 및 발전분야에 대한 추가 완화, 배출실적 조정 등 산업계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줬다. 

정부가 각종 특혜를 베푼 결과 2017년까지 배출허용량은 16억8700만톤으로, 환경부 원안보다 5800만톤 증가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우여곡절 끝에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됐지만 기업들은 배출권을 시장에 풀지 않고 쥐고 있었다.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다음 분기 배출권 할당량이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배출권이 넉넉하더라도 추후 부족할 때를 미리부터 대비한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 배출권이 풀리지 않고 사들이는 경향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5월 말 배출권 가격은 최고 2만1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공급량이 늘면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외부감축(상쇄배출권)이 늘면서 가격이 조금씩 떨어져 지난해 말 배출권 가격은 1만8000원대 수준에 떨어졌다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친환경·에너지 컨설팅 전문기업 ㈜에코시안이 발간한 탄소배출권 보고서(K-ETS Annual Outlook Report)’에서는 올해 탄소배출권 시장이 상반기 강보합을 보인 후 하반기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상엽 박사는 “현재와 같은 배출권의 높은 가격이 트랜드라고 보기 어렵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배출권 거래제 분기 말과 시작에 가격 변동성이 큰 데 그러한 선상에서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업들은 산업분야의 감축목표가 타이트하게 설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정부가 추가 할당을 넉넉하게 줬기 때문에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다”며 “전체적으로는 거래량은 많아지고 가격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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