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최근 전문가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시트지와 폼블럭 등 DIY 벽지의 수요가 높다. 그러나 시트지 제품 일부에서 카드뮴과 납이 다량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시트지에는 중금속 함량기준이 없으며 폼블럭은

안전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트지는 일반적으로 PVC 등 합성수지 재질의 벽지 이면에 점착 처리한 제품이고, 폼블럭은 주로 PE 재질과 단열폼으로 구성된 벽돌 느낌의 벽지로 단열·방음·완충기능 등을 표방한다. 둘 모두 별도의 접착제 없이 이면지를 벗겨 붙이기만 하면 도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시판 중인 시트지 및 폼블럭 총 25개 제품을 시험 검사한 결과 현행 벽지 안전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폼알데하이드 방출량과 프탈레이트 가소제 함량은 모든 제품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트지 10개 제품(40.0%)에서 중금속인 카드뮴과 납이 응용기준(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응용한 기준, 카드뮴 75㎎/㎏이하, 납 300㎎/㎏)을 초과해 검출됐다.

기준치 대비 최고 15.5배 검출된 카드뮴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되며 최고 10.7배 검출된 납은 반복 노출 시 중추신경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금속이 검출된 제품 10종 중 3종은 카드뮴과 납이 모두 초과 검출돼 더욱 문제가 됐다.

현재 벽지 안전기준에는 카드뮴, 납 등 중금속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번에 중금속이 검출된 제품은 현행 안전기준은 만족하지만 중금속 기준을 마련해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조사 대상 제품 중 모델명, 제조자명, 제조연월 등 벽지 표시기준에 따른 제품정보를 모두 표시한 제품은 6개(2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60.0%)는 제품정보를 전혀 표시하지 않았으며 4개(16.0%)는 표시항목 중 일부를 누락했다.

표시항목별로는 ‘제조연월’ 18개(72.0%), ‘모델명’과 ‘제조자명’ 각각 15개(60.0%) 제품이 표시하지 않았으며 제조자 주소(16개, 64.0%) 및 전화번호(15개, 60.0%)도 상당수가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금속이 다량 검출된 제품에 대해서는 사업자들에게 자율시정을 권고했으며 해당 업체들은 품질 개선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부처인 국가기술표준원은 시트지에 대한 카드뮴, 납 등의 중금속 함량기준을 마련해 내년 중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현행 안전관리의 대상이 아닌 폼블럭에 대해서도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