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권소망 기자 = 지난 2008년 타계한 국내 1세대 피아니스트 故 백낙호 교수를 기리는 제자들의 특별한 음악회가 ‘6년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3월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펼쳐진다. 생애 마지막 연주를 앞두고 타계한 스승의 뜻을 이루기 위해 제자들이 직접 준비한 헌정 음악회다.

서울대 음대를 거쳐 미국의 예일대와 줄리아드 음대에서 공부한 故 백낙호 교수는 대한민국 음악계 1세대 원로로 1949년 데뷔 무대를 가졌고 한국전쟁 중에는 해군교향악단과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했다. 이후 1963년부터 30여 년간 서울대학교 음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한 우리나라 음악계의 산증인이었다.

그동안 고인을 기념하기 위한 추모음악회가 몇 차례 열렸지만 이번 음악회는 조금 특별한 인연으로 시작된다. 고인이 타계하기 몇 달 전, 그의 각별한 제자였던 피아니스트 이연화(중앙대 교수)와 자신의 아들인 피아니스트 백정엽(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을 불러 셋이서 함께 한 무대에 서는 음악회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는 이들의 인연이 각별했기 때문인데, 피아니스트 이연화는 이화여중에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고인에게 피아노를 배웠고 그녀가 피아니스트로 성장하자 훗날 고인은 자신의 아들인 백정엽을 그녀에게 보내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도록 지도를 부탁했던 것.

연주자 사진(좌측부터 이연화, 백정엽, 유영욱 교수) <사진제공=툴뮤직>



그러나 연주 날짜인 그 해 8월31일을 두 달 앞두고 백낙호 교수는 지병이 악화돼 갑자기 타계했고, 이들이 준비했던 연주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연화 교수는 그 때의 일을 기억했고 6년의 시간이 흘러 고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무대를 기획했다. 고인의 빈자리를 대신해 그의 제자인 피아니스트 유영욱(연세대 교수)이 함께하며 연주회의 의미를 지키기 위해 故 백낙호 교수가 선정했던 곡목이 그대로 연주된다.

somang0912@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