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홍수 발생 시 범람 및 침수피해를 빠르게 예측하고 신속한 피난계획 수립이 가능한 첨단 수치해석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이태식, 이하 KICT)은 재난추적형 SPR(Source Pathway Receptor) 기반 수재해 분석을 위한 홍수범람해석 모형인 SIMOD(Simplified Inundation MODel)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전 지구적인 물 재난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댐, 제방 등 재해예방 시설물 설계빈도 이상의 대규모 홍수 및 그에 따른 제방월류, 파제 등으로 인한 제내지(堤內地)의 침수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홍수가 발생했을 때 침수결과를 빠르게 예측해야 신속한 대피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홍수 사례를 수치적으로 해석해 피해를 줄이고자 SWMM, MIKE FLOOD, FLO-2D 등 다양한 홍수 해석모형이 개발되고 있다.

참고로 SWMM은 강우사상에 대한 배수유역에서의 유출과 오염부하량을 수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모델로, 유출해석을 위해 연속방정식과 Manning식을 이용해 노드(맨홀)에서의 침수량을 계산, 표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한 MIKE FLOOD는 1차원 및 2차원적 홍수 시뮬레이션 엔진을 통해 예측하는 방식으로 강, 범람원, 도시홍수, 배수망, 해안지역, 댐 등 홍수예방 구조물들과 이들의 다양한 조합에 의한 모델링이 가능한 수준이다.

아울러FLO-2D는 유입홍수량의 체적을 보존시키면서 홍수의 추적을 재현해내는 모형으로, 지표면 홍수의 시뮬레이션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건물, 교량, 제방 등 유동 장애물에 의한 홍수 경로의 정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단점이다.

KICT 김진만 박사 연구팀과 강원대학교 김병식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SIMOD는 간단한 자료입력을 통해 도심 침수 및 확산 경로까지 빠르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분포형 홍수범람 모형으로, 홍수가 발생했을 때 실제 지형도 위에 유입홍수량 등 데이터를 입력, 구동함으로써 침수결과를 빠르게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홍수해석 모형은 정확성만큼 빠른 분석결과 도출이 생명이며 이는 해석결과를 이용해 주요시설의 침수시간을 파악함으로써 적절한 대피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SIMOD는 기존의 홍수 수위 데이터로 피해면적만을 산정하던 Input-Output식 모델에 비해 홍수 경로(Pathway)까지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침수심 정보를 각 시설의 인벤토리 정보와 결합해 시설의 피해액을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SIMOD의 흐름경로(Pathway) 추적 개념도 <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제로 대구 성서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기존 상용 해석모델(FLO-2D)과 SIMOD 간 홍수 시뮬레이션을 비교 실행한 결과, SIMOD는 기존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속도로 불과 8분 만에 시뮬레이션을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실험에는 기존 모형 중 SIMOD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상용모형인 FLO-2D를 이용했다. SIMOD의 경우는 기존 모형과 비슷한 입력조건이지만 지형 데이터를 반영하여 주변의 표고에 홍수량 데이터를 분배하여 실제와 같은 홍수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계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분석 대상지역은 대구광역시 금호강 하류부에 위치한 성서산업단지로, 500년 만에 한 번 꼴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홍수에서 제방이 높이 7m, 넓이 5m 규모로 무너졌을 때 성서산업단지가 최대로 침수될 수 있는 시간인 64시간을 기준 조건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제내지 유입 홍수량을 시뮬레이션 했다.

두 해석모델의 모형구동시간은 1920분 침수를 상정했을 때 SIMOD는 8분, FLO-2D는 25분 만에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간대별 침수면적 차이 또한 기존의 느리고 정밀한 모델의 9~12% 수준으로 정밀도 또한 비교적 양호해 기존 모델보다 월등히 빠르면서도 정확도 또한 수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식 원장은 “SIMOD 모델 개발은 KICT가 재난재해 대응 및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하여 노력한 결과의 도출”이라며 ”향후 SIMOD 모델이 보다 고도화되고 적정한 검증 절차를 통해 국내 도시 침수 해석모형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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