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건강, 자연 등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한 과채음료 가운데 상당수가 콜라보다 당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정의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국내 음료시장 점유율 1·2위 회사(롯데칠성, LG생활건강)의 과채음료·주스를 모니터링한 결과, 전체 51개 제품 중 16개 제품(31%)이 콜라(200㎖, 22g) 보다 당 함량이 같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14개 제품은 과즙 외 액상과당과 백설탕이 첨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채음료와 주스는 자연의 신선함을 강조한 문구와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해 당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그러나 환경정의의 모니터링 조사 결과는 시민들이 가진 이미지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콜라보다 당 함량(200㎖ 기준 당 함량 22g)이 높은 제품들. <사진제공=환경정의>



최근 당 섭취에 대한 건강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당류 섭취량이 1일 열량의 10% 이상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발생 위험에서 비만 39%, 고혈압 6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건강을 염두에 둔 소비자들은 탄산음료보다 건강을 강조한 과일주스·음료를 선택한다.

그러나 식약처에 따르면 한국인의 가공식품 중 당류 섭취 제1급원은 음료로 나타났으며 특히 1~5세는 과일·채소음료를 통해 당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당을 총 일일 열량의 10% 이하(2000㎉일 때 50g)로 섭취하는 가이드라인을 권장하고 있으며 향후 5% 이하로 내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설탕 섭취는 심장질환, 고혈압, 뇌졸중, 통풍, 치주질염, 지방간과 다른 건강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미국 심장학회에서 2~18세 아동·청소년들은 하루 설탕섭취량을 25g 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첨가당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을 권고한 것이다. 한국의 1~5세 어린이가 과채주스·음료로 당을 가장 많이 섭취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권고는 중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인의 1일 평균 당류 섭취량은 섭취열량 대비 14.7%(72.1g)으로 나타나 많은 양의 당을 섭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탄산음료의 경우 당 함량이 높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나가 자제하는 반면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과채주스·음료의 무분별한 섭취는 첨가당을 포함한 당 섭취량을 증가시킬 우려가 높다.

환경정의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당저감계획 발표가 지난 4월 있은 후, 당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건강한 자연의 신선함을 강조한 과일·채소음료에 대한 좀 더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며 자연당 이외 첨가당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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