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극예술연구회 <커트>공연 객석모습 (17.6.14/예전아트홀)



[대구=환경일보]최문부 기자 = 대구시가 동아시아문화도시 국제문화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한 한・일 대학생 연극제가 대구연극협회(회장 김종성)의 주관으로 6월 14일부터 6월 18일까지 예전아트홀과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 라온홀 등에서 대구와 교토의 대학생들이 연극의 진수를 선보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계명대학교 극예술연구회는 창조적인 대학문화 창달과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함을 목표로 활동하며 현재 대구연극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많은 연극인을 배출한 동아리이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 <커트>는 가출청소년들이 모이는 미용실을 배경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학생들을 위해 대사를 일본어 자막으로 처리하였는데,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되어 학생들의 웃음과 탄성이 끊이지 않았으며,리츠메이칸대학의 겐토우 극장은 2013년에 결성되어, 2016년 교토학생연극제 대상과 오사카학생연극제 관객상 1위, 제4회 센다이 단편희곡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에 선보인 <56데시벨>공연은 장르를 초월한 퍼포먼스가 모이는 예술집단답게 아주 독특하고 실험적인 연극을 선보였다.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은 기침소리도, 숨소리도, 박수소리도 내어서는 안된다. 56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내면 무대 천정에 달려있던 상자가 배우들의 머리 위로, 바닥으로 떨어져버린다. 이 심플한 규칙을 지키기 위해 무대의 인물들은 인간관계가 점점 복잡해진다. 45분간 관객을 휩싸는 침묵의 서커스가 끝나고 나니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같은 학교인 극단 샤이푸는 제2회 일본학생연극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극단이다. 단순 작업을 하는 공장을 배경으로 인간의 노동관을 그려낸 작품 <핀도후>를 선보였다.

도시샤대학의 극단 나카유비는 <단절의 시인>을 선보이며 독특한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했으며, <단절의 시인>은 1인극으로 ‘칸다 마수구’라는 학생이 직접 희곡을 쓰고 1인극 배우로 출연하였다.

학문적인 시점을 작품에 반영하는 것을 추구하는 극단답게 <단절의 시인>은 칸트를 모티브 삼아 창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옥같은 대사로 관객의 마음을 울리게 한 칸다 마수구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대사에 인용하여 친근감을 주기도 했으며, 칸다마수구의 리허설 과정을 지켜보던 한 연극인 관계자는 그의 작품을 한국에서 제작・상연하는 계약을 즉석에서 맺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한・일 대학생연극제에 참가작품 4개가 모두 학생들이 직접 희곡을 쓰고 연출・제작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와 실험적인 연극을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50대 여성관객은 “오늘은 평생 처음 연극의 진수를 맛보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도 “청년들만이 가진 에너지를 좋은 작품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참가한 한・일 대학생들은 서로의 공연을 관람하고 짧은 시간동안 소통하며 연극으로 하나 되는 교류를 이루어냈으며, 대학생연극제답게 이번 행사에 통・번역을 담당한 대구외국어대학교 통번역학과 이충연 학생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게 되었다”며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일 대학생 교류의 밤이 있었던 지난 17일에는 학생들이 즉석에서 춤과 노래를 부르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팔공산을 관광하며 대구를 더욱 잘 알게 된 일본학생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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