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당처물동굴 인근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본부장 고상진)는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 일대에 동굴 존재가 추정되는 10개 지점을 대상으로 지난 4월6일부터 동굴 시추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시추조사 중 당처물동굴 끝부분에서 해안가 방향으로 약 40m 지점에서 길이 약 100m, 최대 높이 약 1.8m, 최대 폭 5m의 동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지표면에서 동굴천장까지 깊이는 약 3.5m, 동굴 면적은 500㎡로 추정하고 있다.

▲ 새로 발견된 동굴 전경

새로 발견된 동굴은 당처물동굴과 매우 흡사해 동굴 내부에 석주와 종유석 등 2차 탄산염 동굴 생성물이 가득하고, 밧줄구조와 용암유선 등 1차 용암동굴 생성물도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처물동굴이나 용천동굴의 형성과정과 같아서 용암동굴이 형성된 이후 동굴 지표면 위에 쌓여 있는 사구에서 탄산염 성분이 동굴 내부로 오랜 기간 녹아 들어 마치 석회동굴과 같은 2차 탄산염 동굴 생성물을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동굴은 해안방향으로 연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동굴 진행방향을 고려할 때 당처물동굴의 연장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굴 마지막 부분에 동굴 생성물이 밀집해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파악됐다.

세계자연유산본부는 동굴 명칭은 발견된 지명을 따서 가칭 ‘월정 남지미 동굴’로 붙일 계획이다.

한편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이번 동굴 시추 조사 중 용천동굴의 진행방향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가 확인되는 성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초 당처물동굴과 50m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용천동굴이 실제로 3~10m 정도로 매우 근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새로 발견된 동굴도 용천동굴과 나란히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용천동굴 진행방향과 인접 지역에 또 다른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번 신규 동굴 발견은 우연한 발견이 아니라 과학적인 자체조사를 통해 지하동굴을 발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굴 전문가들로부터 세계최고의 동굴로 평가받고 있는 용천동굴이나 당처물동굴과 매우 흡사한 동굴이 새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서 제주 화산섬의 가치를 높인 사례라는 것이다.

제주=고현준 기자 kohj0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