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한 장의 사진은 수천, 수만의 말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한 시대를 입증할 자료라면 그 가치는 실로 중대하다.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기록을 사진이나 그림 등 영상물이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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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수록사진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편찬위원회(위원장 강영봉)가 4개월의 작업을 거쳐 세상에 내놓은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는 그래서 더욱 가슴으로 다가온다. 이 사진집은 지난 100여년의 제주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 시대 변천상이 시대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보는 이들에게 과거로의 시간 여행의 길잡이가 돼 준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격랑의 역사와 삶의 모습을 천착할 수 있는 역사 문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수록 사진은 1890년대 말부터 2006년 6월30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까지 100백여년의 역사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다. 수록 사진 700점 속에는 지난했던 제주 섬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녹아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의 제주에서의 활동은 물론이고 일장기가 걸려 있는 일제강점기의 제주성내 모습, 제주주둔 일본군 무장해제 모습, 미 제59군정중대 기지, 토벌대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등 4·3사건 관련 사진, 6·25 전쟁고아 사진, 제주에서의 4·19 학생 시위, 3·15 부정 선거 규탄, 4·3진상 규명 운동 과정 등 정치·행정의 역사의 줄기를 보여주는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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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수록사진
새롭게 발굴된 1920~30년대의 옛 사진과 4·3 역사 현장, 동자복과 서자복, 격변기 제주의 역사 현장과 사회상, 문화상을 담은 모습 등에서는 지난했던 제주의 역사와 흐름, 제주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읽게 해준다.

 

또 제주도내 산업 경제의 흐름과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역사와 민속, 세시풍속, 문화재, 무속, 의식주, 교육, 체육, 종교, 의료 현장 등을 담은 사진들은 제주 섬의 역사와 시대의 흐름과 변천상을 반추할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다. 특별히 제주의 상징인 ‘해녀’, ‘산지천’, ‘한라산’ 사진은 별도로 묶어 그 진중한 가치를 드높이려 했다.

 

수록 사진은 제공자들이 소중하게 간직한 사진도 있고 제주도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보관하는 사진도 있다. 또 국가기록원 소장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대학교 박물관 등 도외 주요 기관과 개인 작품과 소장 사진은 물론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에게 수집한 사진 등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증거해 줄 수 있는 귀한 사진들이다. 편집된 사진들은 기존 행정기관에서 출간됐던 사진집 수록 사진은 배제하고 새로운 사진들이어서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사진집은 5장으로 나눠 두 권으로 편집됐다. 총 855쪽. 1권에는 정치·행정, 산업·경제, 사회(1) 부분이, 2권에는 ‘사회’(2), ‘문화·예술’, ‘교육·체육’과 관련한 사진들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해 편집했다. ‘정치·행정’에는 정치 현장, 행정, 정상회담, 일제강점기, 4·3사건과 6·25전쟁 관련 사진이 수록됐다. ‘산업·경제’ 부분에는 농림축산업, 수산업, 해녀, 상공업, 도로, 해운·항만, 교통·운수, 관광 관련 사진이, ‘사회’ 부분에는 제주도내 변화상, 의식주, 물·수도, 산지천, 사건·사고·재해, 언론·통신 관련 사진이 실려 있다. 또 ‘문화·예술’ 부문에는 문화재, 통과의례, 무속, 세시풍속, 가족·복지, 종교, 예술 부분으로 나눠 사진이 편집됐다. 이밖에 ‘교육·체육’ 부분에는 교육과 의료·건강, 체육활동, 여가활동, 한라산 관련 사진이 실려 있다.

 

한편 강영봉 제주역사 편찬위원장은 “이번 작업기간 중 행정에서의 사진협조가 안된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하고 7월 중 행정에서 수집하고 있는 사진을 확보하기 위한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고현준 기자 kohj007@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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