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김태홍 기자 = 스포츠경기에서는 선수가 잘해 감독을 살리기도 하고 감독이 작전을 잘 세워 선수 모두를 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감독이 조금 모자라도 선수들이 경기에서 열심히 잘해 승리해 줌으로써 감독의 위상을 살리는 경우도 있지만 선수들이 약간 모자란 듯해도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토록 이끌어냄으로써 모두가 빛나게 하는 경우다.

이는 비단 스포츠만이 아닐 터이다.
제주시 청정환경국(국장 박원하)은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의기 투합한 결과 제주시 관내 산불 없는 쾌거를 이뤘다.

청정환경국은 24일 녹지직 공무원 (공원녹지과, 읍면동 녹지직)은 물론 청정환경국직원들과 모 식당에서 봄철 산불비상근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직원 간 화합과 업무역량 강화를 위해 조촐한 회식자리를 가졌다.

이날 박원하 청정환경국장은 산불 비상근무와 재선충 방재, 사계절 꽃피는 거리 조성 등에 힘쓰고 있는 녹지직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고경실 제주시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국장이 고경실 시장을 대신 해 읽은 메시지 내용이다.
“산불방지·재선충방제 및 아름다운 꽃길 조성에 애쓰시는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를 높이 치하 드립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녹음으로 활력이 충만한 계절입니다.

여기에 도심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장미가 제주시의 뜨거운 열정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의 관문 공항로에서부터 도심 곳곳, 주요 도로 및 관내 일주도로를 아름답게 채워주고 있는 꽃길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걷고 싶은 욕구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산불방지와 재선충방제, 꽃길조성, 아름다운 숲 조성에 애쓰시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의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매해 반복되는 업무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특별근무를 하며 개인의 사생활까지 저당 잡혀야 하는 애로가 상존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잘한 들불은 있었지만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치 않은 것은 산불감시와 진화대원들의 역할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비상근무에 임한 직원 여러분들의 공이 큽니다.

재선충에 감염되어 붉게 메말라버린 소나무는 한때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가치에 먹칠을 할 정도였고 산림의 황폐화를 걱정하는 수준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재선충 방제업무와 고사목 처리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재선충 확산을 억제하여 제주 본연의 푸른 숲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분들의 노력이 더해져 아름다운 도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름답고 쾌적하고 푸른 제주시를 가꾸는데 땀 흘려 일해주시는 산림, 녹지분야 및 읍면동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한편으론 여러분들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이 멈춰서는 날 우리의 푸른 숲과 꽃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는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제주의 청정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사명을 부여받고 있는 만큼 그 역할은 매우 큽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사명감으로 안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신다면 여러분의 삶은 큰 보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때때로 시정 현안에 묻혀 여러분의 수고에 관심 표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느껴지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러분의 수고스러움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애써주시는 산불감시원과 진화대원, 고사목제거요원, 꽃길식재, 가로수 관리요원 등 민간인 여러분께도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이어 박원하 국장은 개인적으로 직원들에게 “최근 제주시 공무원들이 비리연루로 명예가 크게 실추되어 공직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비록 잘못은 당장에 밝혀지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조직전체에 큰 치명상을 안겨주게 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박 국장은 “이런 상황에서 더 열심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고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친절하고 청렴의무 등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녹지직 공무원들은 스스로 청렴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박 국장은 “녹지파트에서 근무하는 만큼 모두가 녹지전문가가 돼야 한다”면서 “도심 속 녹지공간 확충도 시대의 요구가 되고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여러 가지 요인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각종 병해충에 의한 피해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징후는 처음에는 작게 나타났다가 큰 문제로 확산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담팔수 및 야자수 가로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국장은 “이런 것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여기에 제주 자원으로 삼을 수 있는 수목, 식물 및 산림자원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면서 “작은 관심이 창조의 시작이고 새로움을 견인할 수 있다. 또한 전례답습적 행태를 벗어나는 것도 창조의 시작인만큼 이제부터 창조적 파괴자로서 제주의 미래를 견인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8월 정기인사에서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으로 부임한 박원하 국장은 “작업화가 더 편하다”면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있다’라는 ‘우문현답’ 철학으로 돌파하고 있다.

박 국장은 출근 전 새벽녘부터 시내 곳곳 현장을 누비며 환경문제 파악에 나서고 있으며, ‘국장’인지 ‘주무관’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최근 무더위에도 매일 ‘작업화’를 신고 현장파악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박원하 청정환경국장으로 부임할 당시에 구두를 신고 어떻게 현장을 계속 돌아다닐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나 박 국장을 보는 순간 범상치 않은 ‘작업화’가 눈에 들어왔으며, 당시 박 국장은 기자에게 “오히려 작업화가 편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의 이 같은 행보에 공직내부에서도 “박 국장은 신발부터 범상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국장은 또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클린하우스 등을 점검, 무더위와 양돈장 악취가 진동하는 현장 속을 누비고 있다.

왜 보통 관리자들이 책상머리에서 골몰하던 것과 달리 현장을 누비며 고생을 자처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박 국장 답변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박 국장은 “기계도 폭염으로 과부하가 걸리듯이 사소한 작은 것부터 어떠한 사안이라도 공유하고자 하는 원칙 속에 있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실무는 현장을 확인하지 않으면 아주 사소한 한 분야에 답을 하려고해도 완전할 수가 없어 사전에 점검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이렇게 말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모든 수고는 우리 직원들 전부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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