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사람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악연의 대상이다. 기온이 일정 상태에 다다르면 어느새 모기가 나타나 피를 빨고, 질병을 옮기며 사람들을 괴롭혀왔다.

10~20m 밖에서도 사람이 내뿜는 열기, 습도, 이산화탄소, 땀 속 지방산, 젖산과 화장품 등 냄새를 감지하고 날아간다. 상대적으로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어른보다 물질대사가 활발한 어린이와 건강한 사람들에게 더 달려든다.

모기로 인해 한 해 100만 명에 달하는 말라리아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엔 지카 바이러스가 발병하면서 모기에 대한 경각심이 더 높아졌다.

모기는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어른벌레 단계를 거치면서 탈바꿈한다. 엄청난 번식률과 생장율을 자랑한다. 고여 있는 더러운 물에 알을 낳으면 이틀도 채 안 되어 까여 장구벌레가 되고 1~2주안에 허물을 벗고 번데기로 바뀌는데, 2~3일 지나면 껍질 벗어 날개를 달고 어른벌레가 된다.

놀라운 것은 날개 달고 나오자마자 짝짓기를 하고, 바로 알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초고속 성장하는 강한 생존력에 비해 사람들의 대책이라는 것은 별 뾰족한 것이 없었다.

모기가 알을 낳는 더러운 환경을 없애고, 장구벌레가 성장치 못하도록 석유를 뿌리기도 한다. 모기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에 가지 않거나, 모기장을 설치하는 방법도 권장한다.

기후변화가 현실화된 요즘 아주 추운 겨울 몇 달을 제외하고는 가정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모기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엔 여름 서너 달만 버티면 된다고 보고 코일(coil)형 모기향을 많이 사용했다.

최근엔 편리함 때문에 전자모기향을 많이 사용하는데 빠르면 5월부터 거의 6개월을 사용한다. 모기향의 성분은 제충국(insect flower)이라는 국화과식물에서 뽑은 것으로, 모기가 싫어하는 신경마비 물질이 들어있다.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 놓고 사용할 만큼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다.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모기향에 대해 누구도 ‘사용주의’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소화하는 것이 좋지만, 사용 시에는 모기의 특성을 이해해 책상 밑, 방바닥이 아니라 모기 특성상 접근을 막도록 높은 곳에 설치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한다. 모기향이 덥혀진 공기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말라리아 등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금년에도 ‘모기 예보제’를 운영한다. 모기가 발생하는 기상, 지리 등 환경요인과 모기 성장일수를 반영해 모기활동지수를 산정하고 이를 토대로 쾌적, 관심, 주의, 불쾌의 4단계로 나눴다.

시민 체감형 모기발생 예보 시스템이다. 올해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대비해 숲, 공원 등 13개 지점에 설치한 디지털 모기측정기와 트랩을 활용해 모기 종류와 모기 체내 병원체를 분석하는 등 감시를 더욱 강화한다.

기상청과 협업을 통해 기온, 습도, 풍속, 강수 등 상세 날씨정보를 바탕으로 자치구별, 일별 모기활동성 예측지수를 고도화해 방역활동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시민 각자가 개인위생과 보건, 건강에 유의하고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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