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이 무렵이 되면 반복되는 이슈 중 하나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다. 안심하고 마셔도 되는지 시민들은 불안한데 정부는 괜찮단다.

식물성플랑크톤이라고도 불리는 조류(藻類)는 자연 상태의 강이나 호소에서 발견되는데 일정 수준이상으로 성장하면 녹조현상이 나타난다.

조류는 정수처리에 지장을 초래하고 수돗물의 맛과 냄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려대상이 된다. 녹조현상 발생 시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대표 물질은 지오스민 등이며, 아주 미량(약 0.00001 mg/L)이 포함돼도 흙냄새, 곰팡이냄새를 유발한다.

시민들이 수돗물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정부 측은 심지어 상수원에 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경우라도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상수원수에서는 조류의 발생농도 및 빈도가 낮고, 정수장으로 유입돼도 처리공정상 충분히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조류를 먹는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국내 정수장 정수 및 수돗물에서 검출사례도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와 K-water는 최근 여름철 조류 발생에 대비한 정수장 조류대응 기술 세미나를 실시했다.

조류를 제거할 수 있는 정수장 운영기술을 논의하고 실전훈련을 통해 녹조에도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준비한다는 취지다. 또한, 조류 발생 가상 시나리오에 따라 조류 모니터링, 활성탄 및 중간염소 주입 등 정수장 최적 대응을 위한 모의 훈련도 가졌다.

이렇게 관계기관들이 조류 발생을 대비하는 철저한 정수대책으로 국민에게 안전한 먹는 물을 공급하겠다고 노력하는 활동은 적절하다.

정부 측은 조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류독소는 분말활성탄과 소독만으로도 99%이상 제거되기 때문에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단다.

그러나 20여년 전 부터 시작된 수돗물 불신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현실을 잘 모르는 발상이다. 일단 의혹이 들면 시민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수돗물 값이 턱없이 낮은 것도 수돗물에 대한 관심과 이용을 낮추는 중요한 변수다. 정부가 ‘안전하니 믿고 마시라’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파주시의 사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처음엔 고도 정수 처리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해도 시민들이 불신해 음용율은 1%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시민들에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앱을 설치하게 하고 정수장부터 가정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서 수질정보를 실시간대로 제공하자 음용율은 거의 20%까지 상승했다.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필요한 것은 시민들과의 소통이다.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맡겨두라는 식으로는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

좋은 행사가 계획되었다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수질에 관심을 갖고 의혹을 제기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함께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하도록 배려했어야 한다. 진정성을 갖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집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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