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은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했고, 우리나라 IT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보다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70여개의 글로벌기업들은 앞으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RE100’ 그룹을 결성했다. 미국 100대 기업 가운데 53개 기업이 에너지 효율 증가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통해 연간 11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500만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비관했지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두 배로 확대하면 관련 일자리가 2400만개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실제 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는 국가별 편차를 보이는데 작년 재생에너지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중국의 경우 재생에너지산업 종사 인구(350만명)가 석유와 가스산업 종사 인구(260만명)보다 많았다.

미국 역시 석유와 가스산업 일자리가 18% 감소하는 사이 재생에너지 산업 일자리는 6% 증가했다. 글로벌 신기후체제가 도입되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리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상당한 일자리까지 만들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경제의 신성장동력인 IT산업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환경보호와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전과 화력발전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어 한계를 보인다. 수십기의 화력발전소와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추가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대한민국은 년간 15조원을 에너지수입에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국가인 한편, 5억9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세계 8위의 탄소배출국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1.12%로 OECD 가입국 중 최하위다.

세계가 한국의 과감한 결단과 재생에너지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국내에서도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어려운 여건을 핑계로 회피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를 이용해 계산했더니 기술적으로 보급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잠재량은 우리나라 에너지 총생산량의 22배에 달했다.

총 8972GW 중 태양광(7451GW)의 잠재량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지열(1328GW), 육상풍력(63.5GW), 조류(44GW), 해상풍력(33.2GW), 수력(15GW), 폐기물 14GW, 바이오(9GW), 해수온도차(8.6GW), 조력(5.8GW) 등이다.

수출 경쟁력이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핵심기술을 집중 개발해 경제성을 높이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구매자와 공급자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선진국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효율 증대를 통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기후변화와 세계시장의 빠른 변화를 볼 때 우리나라 역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당연한 도전이다. 중앙정부가 큰 틀을 유지하면서 지역특성을 반영해 정책, 재정, 기술 측면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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