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임기를 마치게 되는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고별연설에는 2만 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모여 70번이 넘는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광했다. 그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구호를 시작으로 8년 동안 미국의 경제회복과 세계평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여러 업적 가운데 특히 강조할 것은 중국과 공조를 이루고 2015년 12월 197개국이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서명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합치면 전 세계 배출량의 38%를 차지한다. 두 나라의 행보는 당연히 세계 많은 국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두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흐름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상대인 중국의 손을 잡아 끌어 기후변화 공동대응이라는 글로벌 모범 협력사례를 만들었다.

오바마는 먼저, 세계에서 가장 큰 양대 경제 주체이자 탄소 배출국인 두 나라가 기후변화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부총리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며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선진국임을 강조하면서 공동책임과 차별성을 부각시켜 여전히 거리를 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중국을 아우르면서 201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28%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중국은 2030년 전후 더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당시 많은 국가들이 이들의 파격적인 발표에 놀라며 환영했다.

2015년 12월 미국과 중국의 두 정상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성공적인 합의가 도출되도록 적극 협력했다. 두 나라는 일약 ‘기후 스타’로 부상했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주도하는 공조는 계속 이어졌다.

작년 9월 3일 두 정상은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국제 협력체제인 파리협정 비준 절차를 끝냈다고 공동 발표하고 비준 증서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과 중국이 이날 동시에 비준함으로써 결국 파리협정의 연내 발효를 이끌어냈다. 세계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오바마와 같이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해 비전을 갖고 노력하는 위대한 지도자들이 계속 등장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