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을 맞아 전국 적으로 눈이 많이 내렸고,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대설특보가 발령됐다. 눈이 내리면 봄 가뭄 해소에 도움이 돼 풍년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교통난과 보행자 안전이다.

도시에서는 당장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소금과 염화칼슘 같은 제설제를 사용하는데 초기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토양과 수질 오염, 철근 부식 등 환경오염과 재산피해를 유발한다.

눈이 녹으면서 제설제가 땅으로 스며들면 가로수 고사, 대기 중 비산으로 호흡기 장애 등 생태계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래서 매년 친환경 제설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 미생물을 넣고 발생하는 유기산을 농축시켜 마그네슘 이온과 합성해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인데 염화칼슘보다 2~5배 비싸다 보니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경사가 심한 도로에는 열선을 깔기도 한다. 이 열선에 전기나 지열 등 에너지를 가하면 지면 온도를 5℃ 정도로 유지할 수 있어 제설작업이 필요 없다. 이 또한 비용부담이 관건인데 열선 도로는 300m 설치에 1억6,000만원, 한 달 전기요금 18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인공지능 도로도 연구되고 있다. 도로기상 정보체계를 구축해 눈이 자주 내리는 지역을 파악하고 눈이 내리는 시점과 결빙 지점을 예측해 제설액을 도로에 미리 뿌려두면 눈이 내려도 바로 녹아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다른 나라들도 제설은 골칫거리지만 접근방식은 다르다.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는 제설 차량이 눈을 빨아들이고 트럭이 그 눈을 받아 외진 곳에 쌓아두고, 기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녹도록 한다. 환경오염 가능성을 낮추고 노동력과 시간도 줄여주는 친환경적 방법이다.

스위스는 정부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제설작업에 나선다. 눈이 오면 다양한 크기의 제설차가 거리를 누비며 눈을 치우고, 아파트나 주택 거주자들은 집 앞의 눈을 치워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한다.

프랑스와 일본 역시 빗자루와 삽을 들고 눈을 치우는 모습들은 흔한 일이다. 저비용친환경 제설방법들이 계속 개발되겠지만 사회인으로서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 다.

눈도 중요한 자원이다. 없애 버리는 ‘제설’ 대신 적절한 ‘관리’로 생각을 전환해야 할 때다. 겨울에 내리는 많은 눈을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으로 잘 저장해서 부족한 물을 확보할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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