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8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책임있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의미다.

경제성장 없이 사회 발전이 없고, 사회 발전 없이 경제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사회적책임이 수반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에서는 에너지의 미래, 생산시설의 현대화, 인공지능과 미래 일자리 등 400개가 넘는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기후변화를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사실이다.

세계가 저탄소사회로 전환을 시작해 시장이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고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경제그룹이 있는 반면, 이미 이런 흐름을 기회로 이용하고 있는 경제그룹이 있다. 두 그룹의 공통점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기회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따른 각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및 인프라 개발에 투자를 늘려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후변화는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신흥경제에서 약 2,300억 달러의 기후투자 기회, 지속가능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12조 달러의 경제 기회와 2030년까지 약 4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비공식이긴 했지만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부분 CEO들은 2020년까지 20달러 이상의 탄소가격 책정에 동의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수천 개의 기업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약속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각국 정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파리협정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80여명의 기업 리더들이 있는데 이들이 움직이는 기업 매출을 합하면 2조 1천억 달러 이상이며, 이 기업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8억 2천만 톤 이상에 달한다.

기후변화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기업 이익창출을 위해 고려해야 할 핵심이슈가 됐다. 기업의 진화는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활동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기업들은 그동안 엄살을 부려왔다. 이런 저런 핑계를 들며 책임을 회피했고, 언론들도 엄정한 평가에 인색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녹색성장의 바른 취지를 인정하고 저탄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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