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편집국 =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가 현실화되면서 세계 도처에서 이상기후와 피해가 심각하게 늘고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일’로 지칭되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올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전 세계는 지구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EU를 비롯한 미국 등은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내놨지만 반대로 한국은 2009년 밝혔던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 오히려 후퇴했다. 산업계에서 주장하는 피해는 부풀려지고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성장에 따른 이익은 과소평가되거나 누락됐다. 전 지구적 재앙 앞에 혼자 살겠다고 뒷걸음질 친 것이다.

산업계를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한국이 교토의정서에서 의무감축국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징금이 없는 비강제성과 개도국 지위를 면책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는 2020년 이후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역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한국은 탄소 배출량 세계 7위(2012년), GDP 세계 13위(2014년 기준) 국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임과 동시에 G20 국가다. 남들에게 자랑할 때는 선진국이었다가 불리할 때는 개도국 운운하는 행태를 세계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명확하다.

진짜 개도국인 가봉은 BAU 대비 50% 감축, 멕시코는 2030년까지 BAU 대비 40% 조건부 감축계획을 밝혔고, 불량국가로 찍힌 일본 역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25%를 감축하겠다며 잠정계획을 내놨다.

일부 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국제 사회에서 스스로 한 약속마저 뒤집는 신의없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강조해온 이른바 ‘국격’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가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EU등의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온실가스 관리에 실패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이 눈앞에 닥칠 때 한국이 어떤 위치에 서게 될지 잘 판단해야 한다.

정부는 먼 미래를 보고 세계가 함께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실질적인 국익창출에 힘써야 한다.

환경일보는 지속가능한 사회구현을 목적으로 바르고 신속한 보도를 통해 언론의 사명을 다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2015. 6. 22. 환 경 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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