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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극의 눈물 :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지속적인 극지과학연구 수행 및 투자 이뤄져야
기후변화 대응 노력,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때

서효림 | shr8212@hkbs.co.kr | 2017.06.15 18:52  
극지연구소 이원상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

지난 10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산 해운대구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최근 지속적인 해수온 상승으로 ‘바다의 허파’라 불리는 호주 북동쪽 해안의 대산호초(Great Barrier Reef)가 집단 폐사해 거대한 산호초 무덤으로 전락하는 등 잦은 극한 자연재해 및 대규모 생태계 재앙이 나타났다. 이는 전 지구적 기온상승이 불러온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여파라고 과학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IPCC, 지구온난화 주범 인간 활동
지구의 기후환경은 지난 45억년간 천문학적·지구물리학적 그리고 지구 내부의 움직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자연적인 변화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유발된 전 지구적 기온상승은 과거 자연적인 변화의 폭을 넘어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2014년 발간된 IPCC(1988년에 설립된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제5차 종합보고서에 따르면(이하 IPCC AR5), 현재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는 인간 활동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지난 60여년간 인간의 영향이 자연적인 변화보다 많게는 170배가량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위적 온난화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자연재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특히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해수 열팽창과 극지역 얼음의 급격한 융해는 지구의 해수면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IPCC AR5에서는 다양한 수치 기후모델을 바탕으로 2000년도 해수면을 기준으로 2100년이 되면 지구 평균 해수면이 최대 0.98m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으나, 지난해 발표된 연구논문에 의하면 조만간 남극에서도 대기온도 상승에 따른 얼음 표면 용융이 가속화돼 결국 2100년에는 해수면이 2m까지 상승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극지연구소는 해양수산부 R&D 남극 장보고기지 기반 빙권 연구 사업을 수행해 가속되고 있는 해수면 상승 폭이 어느 정도 누그러질 수도 있다는 관측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해수면 상승이 돌연 멈출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빙하학자들, 서남극 빙상거동 예의 주시
IPCC AR5는 지구 해수면 변동 예측에 가장 큰 불확실성이 극지역 빙권거동 이해 부족에 있음을 지적하고, 극지 과학 연구에 지속적인 국제공동연구 수행 및 투자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 담수의 약 99%가 얼음의 형태로 북극 그린란드 및 남극 대륙에 존재하고 있으며,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모두 녹게 되면 지구 해수면을 각각 약 7m, 60m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미국 NAS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극 그린란드에서는 2002년 이후 연간 2870억톤의 얼음이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남극에서는 비교적 적은 연간 1340억톤의 얼음이 녹고 있다고는 하나, 따뜻한 남극순환 심층수가 서남극 지반선(대륙의 얼음과 해양이 만나는 부분)까지 침투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까지 빙상 용융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 결과와 남극의 잠재적인 얼음양을 고려해 볼 때, 남극대륙의 얼음 융해가 해수면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판단돼 많은 빙하학자들이 현재 서남극 빙상의 거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극지역 얼음이 모두 사라지게 되면 지구 해수면이 약 67m까지 상승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이 얼음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녹을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각종 재해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 마련에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이다.


기후변화 문제, 당면한 현실 직시해야
연안지역은 해수면 상승 관련 재해에 큰 취약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남태평양 도서국가인 투발루와 같은 경우는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로 심지어 2001년에는 침수로 인해 국토포기선언을 했다는 오보가 나오기도 하는 등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국내 연안 해수면 상승 취약성 분석에는 기후모델, 준경험적인 방법 및 조위자료 추세분석 등을 활용하게 되는데, 이 중 기후모델에 극지역 빙상거동의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어 빙권의 해수면 상승 기여도가 정량적으로 정확히 산출돼야 국내 해수면 상승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가능하다.

2015년 12월 파리 기후협정을 기점으로 신기후체제가 출범돼 바야흐로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게 된 사실에 극지과학자의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기후변화 재해로부터 투발루를 구하는 것은 여러분 인류 모두를 구하는 것”이라는 투발루 부총리의 발언은 기후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 그리고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닌 바로 우리 앞에 당면한 현실임을 상기시켜 주고 있으며, 우리의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어떻게 하면 잘 보존해서 물려줄 수 있을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더불어 지금 당장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은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에도 잘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


<글 / 극지연구소 이원상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


shr8212@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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