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요즘 인터넷에는 이른바 ‘김 여사 동영상’이 유행이다. 운전에 서투른 여성 운전자를 지칭하는 김 여사는 누리꾼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 운전을 매우 잘하는 ‘베스트 드라이버들’ 역시 초보였던 때가 있었을 것이고 서툰 운전에 전전긍긍하며 통일로 타고 무한 직진하다 월북(?)할 뻔한 위험도 있었으리라.

차 뒤에 붙인 각종 애교스러운 ‘초보운전’ 문구는 운전 잘하는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정중한 표현이기도 하다. 좌충우돌하는 위험한 운전에 한마디 험한 말이라도 하려다 ‘나도 초보인 때가 있었지’라며 분을 삭인 경험 역시 누구나 있었으리라.

그러나 운전을 못 하는 것보다 무례한 운전이 더 기분을 상하게 한다. 어떤 이는 남에게 얕보인다며 ‘초보운전’ 문구를 붙이지 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차선을 바꾸면서 깜빡이를 켜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신호를 아무렇지도 않게 어기며 남들이 아무리 경적을 누르며 항의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로지 ‘마이 웨이’를 외치며 제 갈 길을 가는 이들이 있다.

미안하다는 표시로 ‘비상등’만 켜도 뒤에 오던 사람이 기분이 덜 나쁠 텐데, 혹여나 얕보일까 봐 아니면 남의 기분 따위는 나와 상관없으니 ‘나만 편하고 남들은 불편한’ 운전법을 고수하는 운전자를 거리마다 쉽게 만날 수 있다.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비상등을 켜서 미안함을 표시할 수 있고 손목 한 번만 움직이면 깜빡이를 켜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건만 그것조차 안 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진 사람들. ‘김 여사’보다 훨씬 위험하고 짜증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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