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삼성전자 기사가 지면을 장식했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등과 같은 자랑스러운 소식이 아니라 불소가 누출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미 불산 사고는 차라리 중소기업의 관리 부실이라고 생각할 수도(당연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였지만) 있다. 그런데 세계 일류 기업을 표방한다는 삼성전자는 불산이 누출됐음에도 지자체나 관련 부처에 신고하지 않고 대충 비닐로 덮어둔 상태로 시간을 지체했고 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려다 결국 인명이 상하는 불행한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사고 이후 경찰이 수사를 위해 찾아갔음에도 보안을 이유로 문을 막아 1시간가량 문 앞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지체됐다. 게다가 삼성전자 측은 처음에는 방호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잘못을 노동자에게 미루다 CCTV 확인 후에는 말을 바꿨다. 부상자 역시 병원 이송과정에서 행방을 알 수 없어 경찰과 언론을 따돌리고 입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삼성전자 백혈병 역시 법원의 산업재해 인정에도 불구 이에 승복하지 않아 기나긴 법정 공방을 거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불산 누출 사고 역시 대충 덮고 지나가려는 태도가 역력하다. 게다가 구미 사고와 달리 관련 뉴스 역시 하루 이틀 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은 안전과 인력에 대한 관리가 아닌, 언론과 정치인 길들이기에 탁월한 삼성의 능력을 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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