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한반도를 슬픔에 잠기게 했던 세월호 사건도 아직 가슴에 묻지 못했는데 연이은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당혹감과 자괴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마치 재난이 한꺼번에 몰려오듯 하루에 몇 번씩 들리는 사고 소식에 불안은 높아져 간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1번의 대형사고 이전에 29번의 소규모 사고가 발생하고 그 이전에는 300건의 증후가 나타난다. 큰 재해는 사소한 것을 방치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우리 주변에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들이 열려있다. 미세먼지, 지구 온난화 문제 등도 심각한 줄 알면서도 당연시 여기다 보니 안전불감이 또 다른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두렵다.

 

이를 방증하듯 국민체감도가 여실히 반영된 기후변화방재산업전은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강풍·지진, 풍수해, 심폐소생술 등 재난 체험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관람객 중에서는 이론으로만 알던 심폐소생술을 배워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았고 재난 체험 전에 실시된 대처방법에 귀 기울이며 실제 상황인 것처럼 진지한 모습으로 임했다.

 

막연히 생각했던 재해들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며 스스로 안전을 챙겨야 한다는 민심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제는 재난 체험이 아니라 정말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과 대응의 자발적 인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체험뿐만 아니라 화재 발생 시 대피요령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시민들이 몸소 보고 느끼며 참여할 수 있는 재해·재난 체험과 예방교육이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

 

안전과 재해로 먹고사는 방재산업이 인기가 있다는 건 다행일지도 모른다. 안전불감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우리나라가 재난에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반짝 관심으로 남지 않고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을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 더 이상 사소한 방치로 큰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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