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요즘 들어 갯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름 피서철을 맞아 서해안을 중심으로 각종 갯벌체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인기도 높다. 지자체들은 ‘갯벌’이라는 환경자원을 이용해 관광수입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갯벌이 단순히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환경적 측면에서 더 큰 가치를 지닌다.

갯벌은 각종 동식물이 살아갈 터전을 제공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더러운 물을 걸러 주고 홍수나 태풍의 피해도 막아주는 일을 한다.

갯벌에 사는 갈대, 부들, 줄 등의 식물들은 가장 먼저 오염된 물을 걸러주고 다음으로 조개, 고둥, 갯지렁이들이 물과 갯벌 속에 섞인 영양부스러기를 먹어 치운다. 갯벌은 육지에서 나온 더러운 물을 걸러서 바다로 보내는 정수기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갯벌은 여전히 천대받고 있다. 2010년 기준 갯벌 면적은 이미 1987년에 비해 20.4% 이상 줄어 해양생태계의 단절, 수산자원 서식지 감소, 자연해안선의 감소(1910년 7560㎞에서 2009년 5620㎞로 1940㎞ 감소)가 오늘날 갯벌의 현실이다.

강화 갯벌에 대해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겠다던 환경부는 지난 정부에서 그곳에 대규모 조력발전소를 짓겠다고 할 때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 계획을 저지시킨 것은 환경부가 아닌 국토부였고 현재의 산업부는 이 계획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가로림만 조력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한 것이 아니라 ‘반려’해서 분재의 여지를 남겼고 이 지역은 지금도 시끄럽다.

환경통계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강화조력계획에서 발전소 건설로 파괴될 갯벌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해 사업 타당성을 억지로 높였다고 한다. 생명과 바다를 지키는 갯벌의 가치는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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