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말 많고 탈 많은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가 설치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산림청이 배제된 상태에서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산지개발을 위한 모든 규제를 일괄 해제하겠다고 결정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장애인과 노약자 등의 국립공원을 ‘볼 권리’이다. 노약자들의 국립공원 접근권에 상당한 제한이 있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장애인 단체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장애인 이동권을 그렇게 열심히 챙겼는지 모르겠지만, 이번만큼은 지자체가 앞 다퉈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 핏대를 세워가며 케이블카 설치를 부르짖고 있다. 그렇다면 케이블카 탑승구까지는 어떻게 가야 할까?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국립공원의 가장 큰 목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서일까?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 따위는 망가져도 괜찮은 걸까? 국립공원은 인간의 보는 즐거움을 위해 희생돼야 하는 관광자원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환경일까?

그렇게나 관광이 중요하다면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놓고 이와 연계한 세계 최대 길이의 롤러코스터도 만들고 모노레일도 놓는 게 어떨까? 인위적인 놀이공원보다 자연 속에서 스릴을 만끽한다면 더 짜릿하지 않을까? 기네스북에 오르면 해외 토픽으로 세계를 상대로 공짜 홍보도 가능하다. 물론 그게 어떤 내용으로 소개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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