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데이터와 정보기술의 융합 연구

…생물자원의 산업적 이용, 국가생물주권 확보


 

우리는 이미 데이터가 힘이 되는 데이터중심 사회로 들어섰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 수집 및 저장, 검색과 처리, 분석과 활용에 이전과는 다른 혁신적인 정보기술이 융합되고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첨단의 정보기술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로 날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생물다양성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는 생물다양성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해 생물다양성 보전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안영희 관장

 

IT 접목한 생물다양성 보전…세계적 추세

세계적인 IT 기업인 휴렛팩커드(HP)는 멸종위기 생물종에 대한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열대우림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브라질 상파울루 연구재단(FAPESP)의 생물다양성 연구 프로그램에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해, 연구자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둘 다 복잡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유망 정보기술이다.

이러한 최신 정보기술이 생물다양성 분야에 적극 도입되고 있는 배경에는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생산되는 생물다양성 연구에 정보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생물다양성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물다양성 관련 정보화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노력의 초점은 데이터 수집·저장·통합 하는 데에만 국한돼 있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도는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금후 첨단의 생물다양성 데이터와 정보기술을 융합해 적절히 활용한다면 생물자원의 산업적 이용 촉진을 비롯해 해외생물자원의 발굴 및 확보, 국제적인 협력 증진, 종 동정, 신종의 발굴 분야에 획기적인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의 활용을 통한 국가생물주권의 확보,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 기후변화 대비에 따른 생물다양성의 보전 등 생물다양성 연구 전반에 지대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정부 지원·전문 인력 확보 시급

생물다양성 분야에 있어 성공적인 정보기술 활용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의 해결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 현재 생물학 분야에서는 대용량 유전체 관련 분야에만 최신 정보기술 활용에 대한 예산지원이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 생물다양성의 모든 분야가 대용량 유전체 분야 못지않게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전문 연구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다양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보기술뿐만 아니라 생물학에 대한 식견을 갖춘 전문 인력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끝으로 생물다양성 관련 여러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생물 분야의 연구자들이 정보기술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외부에서 필요하다고 해봤자 공허한 소리일 뿐이기 때문이다.

2015년 국가의 담수생물자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 데이터와 정보기술의 융합을 통한 생물다양성 보전 및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발굴한 담수생물 신종 및 미기록종 100여종을 비롯해 방대한 생물자원 관련 정보의 수집과 처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뿐만 아니라 관련 정부기관 및 학계가 이와 같은 노력에 동참해 우리나라가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선도국가가 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안영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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