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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토환경분야의 개혁 시급하다

산림·하천·바다 등 통합관리로 훼손 국토 복원
환경행정 견제·전문성 갖춘 위원회로 재편돼야

정흥준 | jhj@hkbs.co.kr | 2017.01.24 11:00  

▲서울여대 이창석 교수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회장)

 

최근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혼란상을 우려함과 동시에 이 시기를 변화의 시점으로 인식하며 의미있는 준비를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진정한 개혁은 뒷전이고 이 기회를 활용해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세력도 보인다.

 

그러나 대다수의 현명한 국민은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은 물론 사회 전체의 개혁을 바라며 또 준비하고 있다. 필자도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통렬한 반성을 하며, 전공분야인 국토환경관리 분야에서 보다 나은 미래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짚어 보았다.

과거 과도한 산림이용과 전쟁 피해로 황폐했던 우리나라 산림은 1960년대와 1970년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 국토녹화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적인 복원사례가 됐다. 그러나 그 후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토지 이용강도가 늘어나고, 산림이 국가적 차원의 주목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산림 훼손이 심해지고 있다. 골프장을 비롯한 무분별한 산지 이용, 경제림 조성, 고랭지 채소재배지 확산, 전국적으로 산재한 중·소규모 산업시설로부터 발생하는 대기 및 토양오염 등이 산림훼손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토지 과용으로 국토 훼손 심각

우리나라의 하천은 벼농사가 시작된 2500여년 전부터 인간의 간섭을 받아 온전한 자연하천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부분 훼손됐다. 농경지 및 도시지역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간적 범위 축소, 공사의 편의성을 중시한 복단면 구조와 직강화,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기 위한 보의 축조 등이 오래 전부터 진행돼 온 하천 훼손행위다. 또 최근에 생태적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하천복원 사업에는 이전 하천을 훼손시킨 주역이 거의 변화없이 참여하고 있어 사업의 명칭은 변화됐지만, 그 내용은 과거의 훼손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하면서 복원사업을 진행해도 하천의 환경은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천 주변 토지이용강도가 늘어나면서 강우 시 빗물의 유달 속도가 빨라지고 기후변화에 따라 늘어난 이상기상 현상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수의 하천 유입은 하천에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하며 하천을 가장 위험한 공간 중의 하나로 부상시키고 있다.

농촌지역은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황폐해지고, 상대적으로 감시와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무분별한 난개발, 폐기물 방치, 폐경지 방치 등으로 도시 못지않게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 경지 정리의 과정에서 농경지 주변의 하천은 그 규모가 심각하게 축소된 것은 물론 수로 수준으로 단순화됐고, 여기에 농약을 비롯한 각종 농경 폐기물이 유입되면서 그곳에 자라던 생물들을 몰아 작은 하천들이 사라졌다. 한때 나름 중요한 식량 공급원 역할을 하던 다락논은 그 기능을 잃고 무너져 내리며 산사태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그 아래에 주거지를 삼고 있는 노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 지 오래다. 어디 그 뿐인가.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돼 관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축산농가들에서 나온 폐기물과 도시화된 생활에서 나오는 또 다른 폐기물들은 흙을 병들게 하고 있다.

도시는 과도한 토지이용으로 인해 생태적 균형을 상실하면서 열섬현상과 기온역전 현상이 일상화돼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미세먼지를 비롯해 각종 오염문제의 종합적 산실로 등장하고 있다. 그로 인해 도시 주변의 산림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산림쇠퇴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향후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풍요로운 생물다양성을 갖출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변과 연안에서 진행된 과도한 토지이용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바다를 환경오염으로 멍들게 해왔다. 따라서 적조현상은 이미 일상화됐고, 물속 생물의 바탕 역할을 하던 갯녹음이 사라지는 백화현상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국지적 측면에서 높은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철새 이동통로 상의 기착지로서 생물다양성 보존에도 크게 기여하는 갯벌의 매립과 이용전환은 오염으로 멍든 바다를 더 심하게 병들게 하고 있다. 또 해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각종 인공구조물은 바람의 이동에 지장을 초래해 해변의 모래를 상실시키며 생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서 해변의 질도 떨어뜨리고 있다.

▲생태계가 주는 다양한 혜택에 대한 인식 수준 제고와 훼손된 국토의 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생태관리에 적합한 정부조직 개편 필요

이러한 국지적 차원의 생태환경 훼손 외에 토지이용계획에서 생태적 고려 없이 바둑판 모양으로 국토를 조각 낸 각종 교통망의 건설 등도 또 다른 차원에서 국토환경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러나 우리가 축적한 국토녹화의 경험, 국지적이지만 생태적 고려를 통해 성공적인 복원을 이루어낸 공업단지 주변 산림복원, 석탄폐광지 복원, 국립생태원 부지 내 산림 및 습지 복원 사례 등은 생태적 고려가 뒷받침된 복원사업을 추구할 때 훼손된 국토를 건강하게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다양한 생태계가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 즉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의식 수준 향상 또한 이러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토를 건강하게 가꾸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정부의 조직 개편을 들고 싶다.

모든 자연은 서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자연은 통합관리가 이뤄져야 비용도 절약하고, 생태계서비스 기능도 극대화할 수 있다. 아무리 하천을 건강하게 관리하고자 노력해도 산에서 나무를 마구 베어내고, 농경지와 도시에서 폐기물을 대량으로 방출하면 하천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는 없다. 산지, 농경지 및 도시에서 토지이용이 지속가능하게 이뤄지며 하천과 함께 통합 관리될 때 건강한 하천을 되찾을 수 있고, 아울러 바다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다른 개혁 방법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 재편을 요구하고 싶다. 현재의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래 전의 생각으로 탄생한 것으로서 환경행정을 견제하고 그릇된 것을 바로잡기에는 방향 설정이나 전문성에서 많이 부족하다. 시대에 어울리고 학문적 체계와도 들어맞는 국토환경위원회로 재구성될 때 건강한 국토를 유지하고 나아가 지구환경위기에도 바르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흔히 우리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경제적이지 않은 투자 비용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투자가 추후 발생할 더 큰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로 작용하며, 오히려 경제적으로 유리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여러 선진국의 사례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 기회에 환경분야도 개혁을 이뤄내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고 경제적 효과도 함께 누리는 환경선진화를 이루고 싶다.

 

<글/서울여대 이창석 교수(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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