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점사업으로 ‘환경교육’ 전면에 내세워
‘KEI 국제환경대학원(가칭)’ 설립 계획 추진


21세기 지속가능발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제, 과학과 함께 삼각형의 한 축을 이루는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재난·재해가 증가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현 시점에서, 국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천 또한 미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환경교육’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본지는 최근 올해 역점사업으로 ‘환경교육’을 전면에 내세우고, 전문교육기관 설립 추진 계획을 밝힌 국내 환경분야 대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박광국 원장을 만나 그 포부를 들어봤다.<편집자주>

 

 

KEI 박광국 원장<사진=송진영 기자>

Q. 지속가능발전과 신기후체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국내의 상황은 어떤가?

 

A. 70년대에는 경제 분야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를 통해 경제의 발전을 이뤄냈고, 90년대에는 과학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환경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경제와 과학만 가지고는 더 이상의 발전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됐으며, 환경을 통해서 지속가능한발전이라는 인류의 최종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가 인류를 위협하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환경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Q. 환경교육을 통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A. 환경에 부담을 주는 과다한 소비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과잉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환경교육을 통해 물을 아끼고, 자연 보호, 에너지 절약 등을 생활화한다면 적정 수준의 환경 공급과 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 환경교육의 좋은 효과는 독일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독일은 꾸준하고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 에너지 및 전기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환경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제는 국가환경정책의 우선순위를 환경교육에 둬야 한다.

 

Q. KEI는 2016년 역점사업으로 ‘환경교육’을 내세웠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A. 환경정책연구와 환경교육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연구성과를 교육으로 활용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이고, 교육에서 나온 아이디어나 미흡한 부분을 다시 연구에 투입, 보완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KEI는 현재 운영 중인 사이버환경정책교육원을 확대‧개편해 장기적으로는 ‘KEI 국제환경대학원’을 설립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관련 기관들로부터 다양한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며, 외부의 객관적 시선으로 봤을 때 타당성이 검증되면 설립시기가 확정될 것이다.

 

환경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KEI의 연구자들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 정보의 지속가능한 연결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KEI 개원 20여년은 다른 말로 하면 20여년의 경력을 지닌 연구자들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KEI의 경험 있는 시니어 연구자들이 이뤄놓은 성과들이 교육을 통해 미래의 후배 연구자들에게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환경교육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전문인력, 환경영향평가 자료 강점

개도국 공무원 환경교육이 ‘환경외교’

최종 목표는 전 세계 환경교육 표준화

 

Q. KEI 국제환경대학원이 갖는 차별점과 주안점은 무엇인가?

 

A. KEI는 환경평가 검토업무를 법적으로 위임받은 기관이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은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는 KEI만이 가진 강점이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하고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을 추진해 전문성과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를 통해 창조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불어 환경정책연구 분야도 전공으로 개설해 특화할 계획이다. 환경정책을 연구하는 KEI의 특성상 어떤 한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고 평가되는 전 과정을 교육으로 다룰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정책의 구체적 방향과 효과 등을 국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정책의 수립만큼이나 중요한 집행과 평가에서 KEI를 통한 환경교육의 역할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테크니션도 양성할 계획이다. 데이터테크니션은 앞으로 환경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연구자와 테크니션의 조합은 환경 분야의 양 축으로 기능하며 선도적인 환경 분야의 연구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EI가 만들어나가는 환경 ICT 분야에서의 차별화된 특성은 환경교육에서도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Q. KEI 국제환경대학원을 통해 바라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A. 개도국의 경우 우리나라의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환경정책 및 관리,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개도국 공무원들에 대한 KEI의 환경교육은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을 알리는 동시에 개도국의 환경개선에 기여할 것이고,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환경외교로 이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KEI 국제환경대학원’을 전 세계 환경교육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곧 KEI의 발전과 국가 경쟁력, 나아가 세계 환경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불어 전 세계 환경교육의 표준화가 최종 목표다. 어떤 한 분야에서 표준화가 된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선점의 효과는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KEI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환경교육을 주도하고자 한다.


대담 중인 KEI 박광국 원장(왼쪽)과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오른쪽)<사진=송진영 기자>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사진=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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