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큰 형 한국, 전 세계 녹색성장 견인 역할 수행
한국녹색성장신탁기금 활용해 개도국 지원 큰 성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는 일찍이 한국이 고민했던 성장 과정을 겪고 있다. 농촌 등으로부터 많은 인구가 수도 키갈리에 몰리면서 도시의 경제성장 계획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르완다는 한국의 녹색성장 과정을 모델로 삼고 키갈리를 녹색도시로 만들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한국은 그들이 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녹색성장주간(GGGW)을 맞아 제주를 찾은 세계은행 기후변화그룹 마리안 페이(Marianne Fay) 수석경제 전문가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녹색성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세계은행 기후변화그룹 마리안 페이(Marianne Fay)

수석경제 전문가   <사진=박미경 기자>

세계은행 기후변화그룹 마리안 페이 수석경제 전문가는 세계은행 내에 최근 UN 지속가능발전목표 그룹의 대표이자 이 분야 전문가로 손에 꼽힌다. 그는 또한 5년 전 녹색성장 전략이 세계은행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마리안 전문가가 그리는 녹색성장의 큰 그림을 함께 들어보자.

 

Q. 녹색성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 달라.

 

A. 녹색성장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성장이다. 거시적 측면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는 방법이 있고, 미시적 측면에서는 친환경적 교통망 구축, 물 절약 등 생활 밀접한 정책 방향이 있다. 이처럼 녹색성장은 성장을 하지만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정책을 같이 해야한다. 앞으로 우리 삶을 어떻게 더 즐겁고 쾌활하고 좋은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이다.

 

Q. 한국의 녹색성장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처음에는 전통적인 성장, 즉 갈색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친환경 성장을 해야겠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이 과정을 굉장히 빠르게 받아들이고 정책을 도입했다. 한국의 경제성장 정책 가운데 산림화 정책은 그 당시는 녹색성장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 봤을 때 녹색성장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은 녹색성장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서 주목하고 있다. 녹색성장은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이러한 한국의 행보는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개발도상국들이 보기에 ‘성공한 큰 형’이라는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녹색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 뒤따라가는 개발도상국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녹색성장은 즐겁고 쾌활하고 좋은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

 

Q. UN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녹색성장과 연관 지을 수 있는가?

 

A. 17개의 SDGs는 각 분야별로 녹색성장과 관계가 있다. 녹색성장은 굉장히 넓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녹색성장이 어렵고 마찬가지로 물, 에너지,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성이다. 성장은 단기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말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갈 수 있고 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녹색성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Q. 세계은행과의 협력 방안은?

 

세계은행 내 한국녹색성장신탁기금(Korea Green Growth Trust Fund, KGGTF)이라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성장을 보고 어떻게, 무엇을, 방법에 대해 많은 요청을 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세계은행이 손을 맞잡고 2013년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전략 수립과 투자를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신탁기금을 설립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 49개국 101개의 녹색성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금을 활용해 개발도상국 연수를 진행하고 실질적으로 한국으로 데리고 와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Q. 한국사회를 향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A. 한국은 대단한 녹색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높이 평가한다. ‘성공이 성공을 낳는다’는 말처럼 녹색성장이 국가에 이익이 되고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공사례가 많아질수록 녹색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녹색성장의 길을 간다는 것은 한국자체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의 녹색성장을 지속시키는 데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한국의 사례는 개발도상국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같이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녹색성장의 길을 보여주고 그 방법을 다른 국가와 나누고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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