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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④ 이대로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UN SDSN-Korea 양수길 대표

정흥준 | jhj@hkbs.co.kr | 2016.11.11 19:41  

지난 2015년 9월 UN 총회에서는 국제사회의 발전방향성을 제시하며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이뤄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발표했다. 그중 13번째 항목인 ‘기후변화와 대응’은 이후 파리협정을 통해 세계 모든 국가들에 보다 적극적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세계 최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하는 중국도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평균 20.3% 증가했고,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6%로 급등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다. 반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기후변화 대응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 UN SDSN-KOREA 양수길 대표를 만나 한국의 문제와 개선 방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장기 감축 목표 설정한 후 체계적인 계획 마련해야
산업계 감축량 늘려 기업의 녹색기술 개발 유도 필요



▲UN SDSN-Korea 양수길 대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고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이던 미국도 최근에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재해 등이 국민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동기부여는 온실가스 감축이 새로운 산업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을 통해 국제사회의 녹색산업 시장을 선점하고자 뛰어들고 있다.

한편 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이하 SDSN)와 프랑스 지속가능발전연구원(이하 IDDRI)은 지난 2013년 심층저탄소경로 국제공동연구사업(이하 DDPP)을 추진했고, 16개국이 모여 2050년까지 경제발전과 함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경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국제 동향과는 무관하게 한국은 INDC를 통해 밝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필요한 세부 계획 마련도 변변찮은 실정이다. 국무조정실 녹색성장지원단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확정조차 2019년으로 미루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행보에 많은 전문가들은 ‘녹색성장’은 말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녹색성장을 위한 심층저탄소화경로(이하 DDP) 연구가 활성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연구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녹색성장’, 스스로 막아서는 꼴

이에 UN SDSN KOREA 양수길 대표는 “한국 사회 전반에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고형화돼 있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유연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출연기관들도 DDP의 중요성을 알면서 정부의 지시 없이는 연구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또한 양수길 대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있어야 동력이 생기는데, 지금은 여건에 맞춰서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자'는 식의 태도”라며 “온실가스 감축이 녹색성장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미래부를 중심으로 녹색성장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장기적·구체적 감축 목표와 맞물려 있지 않고 현재의 수준보다 나은 기술 및 활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유사 기술에 대한 산발적 투자로 이어지기 쉽고, 혁신적 기술 개발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정부는 25.7%에 해당하는 국내 감축 목표에서 산업계 부문의 감축 비율을 12%로 완화하고 있다. 산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지만, 이로써 비산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감축 목표는 늘어난 셈이다. 또한 산업계의 감축 목표가 낮아지면 녹색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개발 및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는 그동안 내세우고 있던 녹색성장을 스스로 위축시키고 있다.

양수길 대표는 경제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입장에 대해서도 “DDP는 경제성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저탄소경로를 찾겠다는 것”이라며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투자 비용은 에너지안보, 일자리 창출 등의 동시적 이익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미국 환경보호국은 저탄소 정책인 청정전력계획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청정전력계획을 실현하는 데 84억달러가 들지만 이에 따른 수익은 340억~540억달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창출되는 이익이 크다는 것이 당시 미국 환경보호국의 입장이었고, DDPP에 참여한 16개국도 같은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



                          
                              ▲양수길 대표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계획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인프라 전환, 장기적 계획 필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발전·철도·건물 등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명이 긴 에너지인프라의 교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불필요한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력해지고 나서야 급격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위기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예견된다.

양수길 대표는 “만약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한국은 한꺼번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결국 쓰나미처럼 밀려올 감축 부담과 국제시장에서의 도태로 한국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가 장기 저탄소계획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도 에너지인프라의 전환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는 심층저탄소화 이행 프로그램을 채택하자는 것이 주요 핵심 과제중 하나로 예정돼 있다. OECD와 IEA 및 IRENA 역시 저탄소발전전략(LEDS)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맡아 2017년 5월까지 해외 LEDS 연구 동향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정부출연기관 중심으로 본격 추진해야

이에 양수길 대표는 “희망적인 소식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와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공동연구과제인 DDPP가 2기를 시작하면서 저탄소발전전략에 대한 해외 연구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기에서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만 검토했다면, 2기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추가해 어느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을 이룰 수 있을지 연구가 진행된다.

양수길 대표는 해외 흐름에 발맞춰 한국이 DDP 연구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정부에 대해 양수길 대표는“연구생태계의 부재는 파리협정에 대응하는 정부의 역량 부족을 드러내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대한 역량 부족을 의미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사진·정리=정흥준 기자>


jh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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