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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버리는 물질에서 유용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나면서

CCU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버려지는 물질이 아닌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CCU(이산화탄소 포집 및 재활용,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의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인공 광합성을 통해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은 가장 친환경적인 미래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선진 국가들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가운데 화학 기업들을 중심으로 CCU 사업화 확대가 주목된다.<편집자주>

 

‘이산화탄소 처리=비용 부담’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고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의 원료나 친환경적인 연료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CCU(이산화탄소 포집 및 재활용,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기술이 환경 문제 해결과 수익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CCS 구현 가능에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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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탄소를 모아 매립하는 CCS와 달리 CCU는 포집한

탄소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화학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CCS 개념도<사진=KCCSA>

2010년 기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30억톤으로, 이 가운데 발전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화석 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구조를 단기간 내에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발전소, 제철소 등 주로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원에 적용될 수 있는 CCS는 구현될 경우 기존의 에너지 구조 하에서도 단번에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에 틀림없지만 과연 실제로 구현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막대한 탄소 자원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이산화탄소를 쓰레기처럼 묻어버릴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 입지 조건에 대한 제약이 적고, 비용 발생이 아닌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재활용을 통해 대체 화석 연료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점 등에서 CCU가 주목 받고 있다.

 

화학 기업들, CCU 사업화에 적극적

 

CCU는 환경 문제 해결과 더불어 신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구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CCU에는 다양한 기술 역량이 요구되는데 특히 촉매화학, 광화학, 바이오 등 화학적 역량이 크게 필요해 선진 화학 기업들이 기존의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적 CCU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CCU 분야 중 특히 주로 인공광합성을 통한 연료 생산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한 플라스틱 개발에 주목하고 있으며, 기술 개발과 더불어 발전·엔지니어링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 제약회사인 바이엘(Bayer)은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우레탄 전구체를 생산하는 “Dream Productio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상업화를 목표로 유럽 최대 전력기업 RWE 및 Siemens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지난 2월 파일럿 설비 가동을 시작했다. RWE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공급된 이산화탄소는 바이엘의 혁신적 촉매를 통해 폴리카보네이트 계열의 화학제품으로 전환되고, 이는 바이엘의 기존 폴리우레탄 생산 설비에 투입되어 단열재 등의 소재로 활용된다.

 

미쯔이케미컬 또한 자체 석유화학플랜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수소와 반응시켜 메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오사카 콤플렉스 내 파일롯 테스트를 완료했다. 일본은 1990년에 지구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100년 계획 “New Earth 21”을 추진하기 위해 경제산업성(METI) 산하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소(RITE, Research Institute of Technology for Earth)를 설립해 다양한 환경 기술을 연구해왔다. 미쯔이케미컬은 RITE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탄소로 메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현재 대량의 수소를 확보하기 위해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또한 상업적 규모로 양산하기 위해 제철, 발전 기업들과의 협력 모델을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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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CCU 기술 개발에 각 정부 및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CCU, 주요 이산화탄소 저감 방안으로 기대

 

지난 1월 새해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청정 에너지 분야에 대한 2011년판 아폴로 계획을 제시하며 인공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첫 번째로 언급했다. 기술 혁신의 측면에서 과거 냉전시대에 전세계가 우주 기술 경쟁에 몰두했다면,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바야흐로 에너지·환경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CCU는 선진국가들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각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산화탄소가 화학 제품의 원료로 활용되기 위해 혁신적인 촉매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상업적 규모로 인공광합성을 구현시키기 위해서는 나노테크놀로지에 기반한 나노 촉매, 나노 분리막 등의 개발과 더불어 태양으로부터의 빛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 기반이 확립돼야 할 것이다. 또한 미생물이나 효소를 활용하는 경우 반응 속도에 대한 획기적 발전 없이는 상업적 이용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과 성장,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녹색성장’은 전세계적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에 있어서 효율성 향상, 신재생에너지 개발, CCS, CCU, 그 어떤 것도 한가지로서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진화하고 있으며, 진화의 방향은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길이 될 것이다.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처리해야 하는 경우, CCU의 적용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환경 규제에 앞서 대응함과 동시에 기술 기반 신사업 기회로서 CCU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LG경제연구원 문상철 선임연구원>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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