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과 갈등 대신 화해와 협력으로

나무 심고, 관계 심어 함께 미래로 도약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중국 내몽골(네이멍구) 자치구에 지난 15년간 묵묵히 나무를 심어온 이들이 있다.

주중대사를 역임한 권병현 대표가 이끄는 사단법인 미래숲(未來林)과 한·중 청년들이다. 실제 사막을 체험해 보면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지만, 몰아치는 모래폭풍도 그들을 막을 순 없었다. 환경일보는 2013년, 2015년에 이어 올해에도 미래숲 제15기 녹색봉사단과 일주일간 전 일정을 함께하며 사막체험, 식수와 문화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미래숲=환경일보=김익수 대표기자] 15년 전 내몽골 쿠부치사막에는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모래바람이 뒤덮으면서 두 가구만남기고 마을사람 모두가 살길을 찾아 떠나버렸다. 하지만 중국정부마저 포기한 이곳에 미래숲이 나무를 심으면서 상황은달라지기 시작했다.


미래숲을 이끄는 권병현 대표(오른

쪽)와 이곳 쿠부치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함께 나무를 심어온

 꿔이샨(78·왼쪽 아래)씨가 한마음

으로나무를 심고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생태계 복원의 서곡 벌레가 오고, 도마뱀이 보이고, 토끼와 여우가 돌아오고, 들쥐가 구멍으로 넘나들며, 새가 오고 매가 날고, 관광객이 오 고, 떠났던 주민들이 돌아왔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냐는 질문에 미래숲 권병현 대표는 “희미하지만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운 좋게도 처음 나무를 심은 지점은 인간과 사막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에 최적지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요”라고 답했다. 이곳을 막지 못하면 베이징도 철수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절실한 상황이었단다.


권 대표가 중요시하는 두 축은 환경과 관계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막화된 지역을 다시 살리는 일과 더불어 문 화교류, 청년협력을 통 해 신문명을 이뤄가자는 것이다. 3국 청년들 열정과 진정성 꽃피워 그래서 지난 15년간 나무도 심고 관계도 심었는데 이제 가시적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엔 일본까지 함께했다.


겸손히 심은 한 그루 나무가 생태문명으로 커가고 있다. 기후변화시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져진 희망의 메시지다. 2016년도 외교부 공공외교 협력 사업으로 진행된 제15기 녹색봉사단은 국내외 대학생 및 30대 직장인 등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주중한국대사관 한중우호수호천사단, 산림청,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쌤소나이트, 호텔롯데,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등 다양한 기관과 언론에서 100여명이 후원단으로 함께했다.


모두 한마음으로 구덩이를 파고 나무 심기에 여념이 없다.



사막에서의 모든 활동은 힘들다. 손잡고 함께 가야한다.


15년간 함께한 다라터치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하는 권병현 대표

녹색봉사단은 지난 4월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중국 내몽골자치구 쿠부치사막에서 중국 공청단 단원들과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하고, 중국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淸華)대학교에서 ‘한·중·일 청년포럼’에 참여하는 등 한·중 청년 간 우호 증진을 위한 다방면의 교류 활동을 전개했다.


훌쩍 커버린 나무에 어느 틈엔가 새둥지가

생겼다.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권병현 대표는 “민간에서 시작된 양국 청년들의 자발적 환경 협력이 한·중 우호를 상징하는 전 세계적 토지황폐화 방지사업으로 거듭났다”며 “앞으로도 우리 청년들의 순수한 열정과 진정성을 협력의 기초로 삼을것”이라 밝혔다.


<내몽골 쿠부치사막 Tip>

내몽골 자치구는 1945년 중국에 편입되고, 47년엔 최초의 성급 소수민족자치구로 지정됐는데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바오터우(包头), 어얼둬스(鄂尔多斯)로 표기된다.


남으로는 8개성, 북으로는 몽골 및 러시아와 접경하는데 석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해 과도한 개발과 방목 등으로 인한 사막화라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쿠부치사막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직선 거리로 550㎞ 떨어진내몽골 자치구 다라터치에 위치한 이동형 사막이다.


한반도로 불어오는 황사의 40%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곳에 ㈔미래숲은 2006년부터 한중우의림(韓中友誼林)을 조성해 왔다. 또한 중국 공청단과 협약을 맺고, 지난 2002년부터 약 2500명의 한·중 녹색봉사단을 배출했으며, 쿠부치사막 2700ha 대상지에 840만그루를 식수하는 등 지구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원근 각처에서 모여든 학생, 시민들 일부

사막을 넘어 미래로 점프!

<사진협조= ㈔미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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