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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는 지난 1월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원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KEI>

[환경일보] 1991년 국민적 충격을 준 페놀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환경관리 기준을 강화함과 동시에 환경 기술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취약점을 개선하고자 환경보전과 관리에 필요한 기술과 정책 등을 총체적으로 연구할 환경전문연구기관의 설립을 서둘렀다.

 

국제적으로도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급격한 지구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국제회의가 개최되는 등 국내 환경기술과 정책개발을 위한 전문연구기관의 설립 필요성은 더욱 증대됐다.

 

특히 1992년 개최된 유엔환경회의 이후 환경문제는 국제시장의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떠오르는 등 지구환경개선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시급히 요구됐다. 이와 같은 국내외적 여건변화에 따라 정부는 환경오염방지기술, 지구환경문제, 환경 관련 제도개선과 관리기법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 개발할 연구기관의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초기에는 ‘기술·정책’ 동시 연구

 

21-한국환경기술개발원 개원 현판식(1993.

▲현재의 KEI의 전신인 한국환경기술개발원은

1992년 출범했다.

이에 따라 1992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전신인 한국환경기술개발원(KETRI, Korea Environment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이 출범했다. KETRI는 환경과학기술 개발문제를 기획·조정하고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 정책적 차원의 환경관련 제도 개선과 환경관리기법의 연구를 맡았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국내 환경계 원로인 노융희 서울대 교수가, 초대 원장에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수석전문위원인 노재식 박사가 선임됐다. 그리고 1993년 1월 29일 서울 삼성동 소재 건물 약 600여 평을 임대해 KETRI를 개원함으로써 마침내 한국 환경기술과 정책연구의 새로운 전진기지를 마련하게 됐다.

 

KETRI는 당초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될 계획이었으나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수가 너무 많다는 타 부처 주장에 밀려 민법에 근거한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연구원의 명칭은 한국환경정책연구원으로 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최종 ‘한국환경기술개발원’으로 결정됐다.

 

환경기술개발기관으로 설립된 KETRI가 오늘날 우리나라 환경정책 전문연구기관으로의 발전기반을 마련한 계기는 바로 1997년 환경영향평가업무를 실시하면서부터다. 1997년 이전까지는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업무를 주로 환경부 공무원과 대학교수들이 수행했다.

 

그러나 환경평가대상사업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객관적인 평가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 결과 지금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탄생했다. KEI는 종전 민간법인에서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특수법인으로 전환돼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립했다.

 

5-1997 21세기 환경기술개발 장기종합계획에 관한 공청회.
▲출범 초기에는 환경정책 뿐 아니라 기술연구도 병행했다.

1997년부터 환경영향평가 병행

 

2000년대 이르러 KEI는 환경 관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여론을 통합할 수 있는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사패산, 천성산 터널 공사문제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고조됐을 때 이에 대한 연구업무를 수행, 객관적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정부 정책수립과 사회 갈등 해결에 이바지함으로써 기관 위상과 역할을 높였다.

 

아울러 KEI가 운영하는 대국민 환경포털사이트인 ‘국토환경정보센터’ 서비스 기능을 강화해 국민이 요구하는 환경자료와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에 따른 갈등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노력했다.

 

11-2003 개원 10주년 기념행사.
▲2000년대 들어 KEI는 환경 관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한편 국제환경문제 해결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자 UNEP, 세계은행, 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과 연구네트워크를 구축, 인력교류와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제27회 세계영향평가학회 총회 등 환경 관련 국제행사를 유치, 주관함으로써 대내외에 기관 위상을 높였다.

 

지난 2008년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아젠다로 내세우자 KEI는 국가환경정책을 선도해온 연구기반을 바탕으로 녹색정책 연구 활동을 통해 정부의 전략수립과 실행을 뒷받침하고 나아가 기관 발전의 전기로 삼고자 서둘러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사업목표를 ‘국가 녹색성장 구현을 위한 환경정책 연구 및 개발’로 설정하고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환경정책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같은 해 7월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 적응정책을 개발하고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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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의 미래 비전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세계 일류 환경정책연구기관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다

 

지난 2011년 8월 취임한 現 이병욱 원장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세계 일류 환경정책연구기관’이라는 비전체계를 정립하고 ‘환경정책연구, 환경평가연구, 환경지식협력’ 기능에 기반을 둔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1993년 강남구 삼성동에서 출발, 1997년 동작구 사당동으로, 1999년 은평구 불광동으로 청사를 이전했던 KEI는 2014년 말(예정) 세종시 정부합동청사로의 새로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KEI 청사의 세종시 이전은 2004년 참여정부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의한 것이다.

 

<자료제공=KEI, 정리=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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