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백세시대, 고령화의 문제는 매우 급속히 다가왔다. 더 오래 품격 있게 자립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시대의 변화는 전통적인 효도를 기대할 수 없는 현대사회를 만들었다. 경제적 자립부터 사후 장례의 문제까지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한국 골든 에이지포럼(이하 포럼) 김일순 회장을 만나 원숙한 삶의 지혜를 들어봤다.

Q. 포럼은 어떻게 탄생했나?
A. 포럼이 설립된 6년 전은 우리나라 고령화가 매우 급속히 이루어진 때다. 고령화에 대해 젊은사람들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는데, 고령자 중 전문가들이 고령자의 입장에서 고령자문제에 대한 해결과 도움을 주자는 의미에서 설립하게 됐다. 골든에이지라는 영국의 연구결과 80대 이상이 가장 행복하다고 해 이름 붙이게 됐다. 흔히 나이든 사람들은 병도 많고 불행하고 죽음을 앞 둔 세대라는 인식이 많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포럼의 설립취지는 나이 든 사람이 국가에 생산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Q. 고령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A. 각종 모임과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목요담론 등과 함께 고령자들이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10가지 방안에 대해 만들어 세미나를 했다. 그 중 하나를 말할 것 같으면 죽음을 준비는 사전장례의향서와 사전치매의향서가 있다.
사전장례의향서는 사치스럽고 상업적인 장례문화를 지양하기 위해 고령자 자신에게 죽음 이후 치러지게 될 장례에 대한 의견을 자식들에게 유언처럼 남기는 것이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인 치매다. 85세가 되면 50% 이상이 치매라는 통계도 있다. 치매를 앓게 되면 자식은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에게 많은 부담을 주게 됨. 고령자가 치매에 걸리게 되면 주로 집에서 딸이나 며느리가 돌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치매환자를 돌보면서 며느리나 딸이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인식은 치매 걸린 부모를 요양원에 보내면 내다버렸다고 생각하여 불효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치매환자는 전문가가 도와야 하는 법인데, 불효를 저지른다는 인식 때문에 집에서 모시게 되면 치매환자와 가족들 모두 힘들어 질 수 있다.
단순한 생명연장 비용을 줄이기 위한 사전의료의향서도 있다. 사람은 죽음을 맞이하기 1년 전에 일생동안 쓴 의료비의 반 이상을 쓴다고 한다. 사전의료의향서로 무의미한 치료를 막자는 것이 사전의료의향서의 목적이다.

Q. 사전장례의향서의 작성 계기는?
A. 불필요하고 사치스럽고 상업적이며 사망자수가 늘어날수록 기존의 장례문화를 고수하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와 토지문제 등을 간소화 및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Q. 사전의향서를 접하는 어르신들의 반응은?
A. 사전장례의향서는 작성자가 자신의 사후 부고 범위와 장례 방식 같은 당부 사항을 미리 적어놓는 지침서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신의 장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2012년 사업 시작 초기에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년 한해동안 1만 부 이상의 의향서가 배포됐다.

Q. 어르신의 의식 변화를 위한 활동을 소개하면?
A. 포럼을 이끌어가는 우리도 모두 고령자다. 우리 세대가 사회와 가정에서 생산적인 기여를 하기 위한 교육 행사를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회에서는 금기시 되는 주제를 먼저 털어놓고 이야기하면서 그 주제는 아름다운 마무리(죽음)부터 치매, 사후세계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교육의 핵심은 ‘우리 세대가 주체적으로 살고, 아랫세대의 부담을 줄여줘야 존중받는 어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자립하자’는 것이다.

Q. 교육 행사 외에 펼치는 사업이 있다면?
A. 고령자의 생활에서 불편한 점을 완화해 주는 제품에 대한 제안을 기업에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고령자를 위한 미끄러지지 않고 가벼운 구두를 장인에게 제안해 상품화 시키기도 했다. 또한 고령자들을 위한 필수 영양소가 함유된 제품을 식품 회사에 제안하기도 했고, 실제 상품이 생산되고 있다.

Q. 웰다잉의 완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아름다운 마무리의 마침표는 작은 장례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장례식을 오래 해야 효라고 여겼다. 이는 우리 전통의 문화도 아닐 뿐 더러 오로지 산 자를 위한 것이다. 언젠부턴가 장례의 주인공은 고인이 아니라 상주와 유족이 돼 버렸다. 고인의 뜻이 중요하기보다는 상주의 체면을 우선하는 의식으로 변질됐다. 이제는 바뀔 때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장례문화는 자연장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A. 포럼은 사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을 바꾸고 사회개혁을 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세미나와 포럼 등을 통해 책자도 만들어 돌리고 하는 등을 계속해서 고령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노력들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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