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친환경기술, 실크로드를 가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취재했다. 그 중 찾아간 아제르바이잔, 아시아보다는 유럽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아제르 역시 옛 실크로드의 일부분이다. 석유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환경자원부를 방문해 한국과의 친환경기술 교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다음은 아제르 환경자원부 피르돕시 알리예프 차관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압쉐룬 반도, 300만 그루 나무심기 START

상하수도 시설 확충 및 물 문제 해결 주력

 

차관.

▲아제르바이잔 환경자원부 피르돕시 알리예프

차관

Q. 아제르의 환경 산업 현황을 알려 달라.

 

A. 최근 4~5년 간 아제르 경제 발전 속도는 빠르게 움직였다.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이 아직 멀다.

 

사실 개도국 입장에서 환경 투자를 거대하게 할 수는 없다. 많이 투자하면 할수록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도로, 통신, 발전소 등 인프라 확충을 비롯한 개발에도 벅찬데 선진국 수준으로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삶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고 환경산업에 비중 있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

 

구소련 시절에는 환경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에코, 생태계라는 말을 아예 사용하지도 않았다. 경제 성장을 이루기 전까지는 힘들게 살았고 풍부한 자원량으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 당시의 환경은 최악 그 자체였다.

 

경제개발 시대의 한국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 그렇다. 개발 시대에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아제르 정부는 90년대부터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들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깨끗한 물 확보, 토양 오염 방지 등을 위해 한국 등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별도의 환경 기관 설립을 최근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가 출자한 물(水) 중심 기관(공기업)이 될 것이다.

 

Q.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 정책들을 소개해 달라.

 

A. 한국의 지형은 3분의 2가 산과 숲으로 이뤄져 있어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아제르 땅은 고작 11%만이 삼림지역이다. 삼림지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 정책으로 삼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쿠를 포함하는 압쉐룬 반도에 숲 조성을 위한 사업에 들어갔다. 2~3년 후에는 3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바쿠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삼림지역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조성돼 있고 강력한 규제를 통해 보호하는 중이다.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아제르에는 두 곳의 큰 강이 흐른다. 하나는 쿠라(Kura)강으로 북서쪽에서 카스피해로 흘러 들어가고, 또 하나는 아라즈(Araz)강이 흐르고 있다. 모두가 이웃 나라로부터 시작되는 강이다. 주변국들은 강에 폐기물, 하수처리를 하며 방치하고 있다. 오염돼서 마실 수가 없는 지경이다. 강 인근에 살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깨끗한 물 공급은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다.

 

han_9110.

▲피르돕시 알리예프 차관과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의

인터뷰 장면. <사진=한종수 기자>

Q. 한국과 환경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현 상황은 어떠한가?

 

A. 환경협력을 위한 공동환경위원회를 구성하고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미 환경자원부에서는 결재가 끝난 상태다. 중앙정부에서 현재 검토 중이고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지면 완료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물 재이용 시설, 상하수도 시설 정비 등 꼭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협력 체결된 후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류 등으로 오염된 토지 복원, 산업 및 생활 폐기물 처리, 카스피해 오염 관리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카스피해 오염 방지를 위해 주변국들과 발족한 ‘카스피해 협의체’를 통해 상의해 나갈 것이다.

 

Q. 한국기업들이 아제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어떻게 바라보는가?

 

A. 한국기업들의 아제르 진출을 매우 환영한다. 한국은 좋은 정책, 기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국 방문을 통해 직접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우수한 한국의 폐기물, 대기, 물, 토양 등 환경 4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앞으로 대사관을 통하거나 우리 환경자원부, 외무부를 통해서 적극 문의를 해 줬으면 한다. 한국을 항상 좋은 친구라 생각해 왔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자동차를 가장 좋아하고, 한국 축구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지성이 영국에서 맹활약하는 것도 잘 알고, 우리와 형제국인 터키의 귀네슈 감독이 K-리그에서 활약하는 것도 알고 있다.

 

바쿠=특별취재팀 김익수 팀장, 한종수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