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공동협의체 발족… 기업에 도움 줄 것

“프로젝트 사업 등 한-중앙아 협력에 징검다리”

 

【서울=환경일보】한종수 기자 = 지난 19일 국내 기업의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을 돕고 양자 간 협력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뉴실크로드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협의회는 국가별 수요에 부응하는 신협력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산업화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상생의 협력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협의회 회원은 지경부와 외교통상부·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 정부부처, 산업연구원·석유공사·수출입은행 등 30여개 투자기관과 기업이 참여했다. 국가차원에서도 이러한 민간 협의체를 지원하고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초대 회장에는 박대식 전경련 국제본부장이 선출됐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박 본부장을 만나 협의회 탄생 배경과 향후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이며, 중앙아 진출을 위한 국내 기업 지원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han_2177.
▲'뉴실크로드협의회' 박대식 회장


“자본 규모가 큰 미국이 중앙아시아 지역 도로건설 입찰에 성공해 도로를 닦았다면 우리는 그 도로 위를 달릴 자동차를 팔아야죠. 이런 것이 시장진출 전략입니다.”

 

▲ 뉴실크로드협의회 탄생 배경에 대해 알려 달라.

- 한-중앙아시아 간 경제협력을 보다 심화시키기 위해 산·학·연을 망라한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또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중앙아 진출을 원하는데 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중앙아의 경제정책, 시장정보 수집 및 제공, 리스크 관리 등을 도와 무역투자를 확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자문관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 협의회 구성에 환경 분야가 없다. 환경산업이 시장성이 약해서인가?

-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을 하나의 분야라고 분류하기보다는 전 산업에 환경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건축만 보더라도 에너지절약을 위한 친환경 신소재를 사용하고, 자동차 산업 또한 하이브리드, 전기차 개발 등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환경은 이처럼 모든 것을 포함하고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 중앙아 시장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는가?

- 혹자는 중앙아시아 지역을 인구수로만 따지자면 큰 가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에너지자원 측면에서 시장성은 대단히 크다. 변방으로 분류됐던 중앙아시아는 자원에서 비롯된 폭발적 산업발전을 예견할 수 있는데 이를 우리기업과 연계해 나가야 한다. 미국이나 EU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며 이미 한계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은 무궁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어 성장 모멘텀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발판이다. 기존 시장은 기존대로 관리를 해야겠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 중앙아에 대한 프로젝트 사업의 어려움도 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 우리나라는 중앙아시아 본격 진출에 있어 후발주자다. 이미 유럽이나 터키, 중국 등이 선점해 있는 시장이라 볼 수 있다. 지리적 접근성도 불리해 물류 유통이 원활치가 않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점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들과 문화적 교류, ODA(공적개발원조) 확대를 통한 공공재사업 지원 등 ‘펌프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그들에게 우리의 것이 유혹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단일품목 시장은 삼성이나 LG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프로젝트 사업은 일회성 만남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시장이다. 끊임없는 교류와 관심, 무상지원 등 다각적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

 

▲ 뉴실크로드협의회의 향후 역할은?

- 군소기업들의 개별적 진출에 한계성이 분명 존재한다. 비용적인 측면이나 규모면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협의회 차원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사업 초기단계에서 위험성을 줄이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자는 뜻이다. 중앙아 국가의 수요에 부응하는 신협력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산업화를 꾀하는 그들에게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상생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플랜트, IT, 에너지산업 등 기존 분야별 해외진출 전략은 갖춰져 있으나 중앙아 지역만의 특성을 반영하기에는 미흡했다. 이에 대해 산·학·연이 함께 모인 협의회가 주축이 돼 시장개척에 선봉 역할을 할 것이다.

 

▲ 협의회가 국내 기업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겠는가?

- 정부기관처럼 우리 협의회 또한 국내 기업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고기를 대신 잡아 줄 수는 없다. 첫 진출에 있어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코스트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의도다. 우리 협의회의 역할은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한-중앙아 협력에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 향후 아시아가 전 세계를 주도해야 된다는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

- 현실상 한국이 주도적으로 어떤 것을 해 나간다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규모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강대국 싸움에 개도국이 끼어드는 게 아니라 작은 나라의 생존전략을 세움으로써 우리보다 뒤쳐졌지만 가능성이 큰 신흥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앙아시아 한 국가의 도로건설 입찰에 성공해 도로를 닦았다면, 우리는 그 도로에 달릴 수 있는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아울러 ODA 투입 등 지원사업으로 그들에게 한국 기술의 우수성과 호감을 심어줘야 한다. 이같이 구축해 놓은 국내 기술의 인프라를 통해 그들 스스로 수요 욕구를 발생시키고 이에 따른 국내 기업이 활발한 진출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 협의회 차원의 계획된 사업내용에 대해 알려 달라.

- 앞으로 협의회 정례 모임을 정착해 활성화 해 나갈 것이다. 또한 내년 초 한-중앙아 국가 간 양자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에 있다. 이에 따라 산업 전 분야에 걸친 총괄 협의체로 발전시킬 계획이고, 상호간 연수프로그램 개발, 산업시찰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참고로 오는 12월3일에는 전경련 주관으로 중앙아 5개국 정부·기업인 40여명을 초청해 ‘중앙아 투자포럼’을 개최하고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jepoo@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